맥주·콜라·우유·아이스크림…위스키 한잔 뒤 입가심으로 싹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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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술에는 응당 안주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음식에 어울리는 위스키를 선택하는 것이지, 위스키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다.
내 경험상 위스키를 마실 때 음식이나 안주가 주인공이 되면 위스키의 풍미를 느끼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풍미나 스타일이 다른 위스키를 마시면서 이전에 마신 맛을 비교·감상하는 것도 위스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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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의 풍미 돋워주는 후속 음료
물, 입안을 상쾌하고 고소하게
위스키끼리 밀고 당기는 궁합도
우리나라에서 술에는 응당 안주가 필요하다. 허기질 때 술이 당기고, 또 맛 나는 음식은 술에 잘 어울린다. 술자리에서는 음식과 안주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안주가 ‘주’가 되고 술이 ‘객’이 되는 관계는 동양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위스키와 어울리는 음식도 많이 추천된다. 피트 위스키에는 초밥·회·굴 등 해산물이, 버번이나 미국 위스키에는 소고기 스테이크나 목살 바비큐가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빵·파스타·해산물 등에는 가벼운 과일 향 위스키가 추천된다. 그러나 이는 음식에 어울리는 위스키를 선택하는 것이지, 위스키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다. 내 경험상 위스키를 마실 때 음식이나 안주가 주인공이 되면 위스키의 풍미를 느끼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위스키는 위스키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좋은 술이다. 찰떡같이 잘 맞는 안주처럼 위스키를 중심으로 그 맛을 더욱 돋워주는 것이 있다. 바로 체이서(chaser)다. 사전적 정의로 체이서는 약한 술 뒤에 마시는 독한 술, 또는 반대로 독한 술 뒤에 마시는 약한 술(또는 음료)을 의미한다. 체이서는 위스키를 마시기 좋게 돕는 조력자인 셈이다.
안주의 종류가 많듯, 체이서의 종류도 다양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체이서는 맥주다. 위스키를 마신 후 맥주로 입가심하면 위스키의 풍미를 즐기면서도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위스키 종류에 따라 다양한 맥주를 선택할 수 있다. 스카치 위스키에는 기네스나 포터 같은 맥주를, 버번 위스키에는 가벼운 라거 계열의 맥주를 곁들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물도 기본적으로 좋은 체이서다. 위스키를 마시고 나서 입가심으로 물을 한두 모금 마시면 입안을 상쾌하게 하며 고소함을 남겨준다. 우유도 훌륭한 체이서다. 위스키의 강한 맛을 순화시키고, 초콜릿향 등 부드러운 풍미를 빚어준다. 체이서로 콜라도 더 없이 좋다. 특히 버번에는 더욱 그렇다. 다른 탄산음료들도 많이 애용된다. 오렌지 등 과일주스도 뭔가 상큼함을 원하는 사람에게 좋은 체이서가 된다.
음료가 아닌 아이스크림도 체이서로 추천할 만하다. 위스키 한잔 즐기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부드러움과 달콤함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용기에 위스키를 부어서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이고. 커피는 어떨까?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도 위스키의 곡물·과실 풍미를 높여준다. 우유와 커피를 섞은 라떼는 부드럽고 물렁하게 마무리를 돕는다. 하지만 카페인에 알코올이라니, 의사들은 당연히 고개를 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스키 자체도 체이서로 활용할 수 있다. 풍미나 스타일이 다른 위스키를 마시면서 이전에 마신 맛을 비교·감상하는 것도 위스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체이서들은 위스키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답은 없다. 취향에 맞게 나만의 체이서를 찾아가는 것도 위스키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글·그림 김성욱 위스키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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