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까지 70일? 사흘 안에 '판매 대금' 쏴주는 플랫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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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월 각 1,000만 원 매출을 올렸을 때 6월 대금은 7월 말이 돼야 받는다. 7월 대금까지 총 2,000만 원이 묶이게 되고 판매자(셀러)는 인건비, 임대료 등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티몬·위메프는 소비자 결제 이후 최장 70일 뒤 셀러에게 대금을 정산했다.
기존에는 셀러가 물건을 보내면 구매자가 상품을 받아 '구매 확정' 버튼을 누른 다음 날(영업일) 대금을 지급(일반 정산)하는 터라 8일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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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다음날 셀러에 대금 입금
데이터 토대로 반품 리스크 줄여
11번가·지마켓 ‘익일배송’ 직후 정산
"6, 7월 각 1,000만 원 매출을 올렸을 때 6월 대금은 7월 말이 돼야 받는다. 7월 대금까지 총 2,000만 원이 묶이게 되고 판매자(셀러)는 인건비, 임대료 등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물건을 파는 A씨는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이런 글을 올렸다. 티몬·위메프는 소비자 결제 이후 최장 70일 뒤 셀러에게 대금을 정산했다. 두 회사는 이 시스템을 악용, 매달 수천억 원 대금을 이곳저곳에 쓰다가 지급 불능을 선언하고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A씨가 정산 주기를 30일 이내로 단축해달라고 청원을 올린 배경이다.
사실 모든 이커머스 업체가 티몬·위메프처럼 긴 정산 주기를 채택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취소·반품 등 리스크를 감수하고 '초고속' 정산을 시행 중인 업체도 많다. 네이버는 이미 입점 셀러의 절반가량이 결제 후 사흘 내 대금을 받고 있는 상황. 일부 상품이긴 하지만 11번가, 지마켓 등도 배송 바로 다음 날 셀러 계좌로 돈을 쏘고 있다. 우량 셀러를 유치하기 위한 '정산 경쟁'이다.
네이버 셀러 46% '3일 정산'
네이버페이는 2일 "2020년 11월 빠른 정산 서비스를 도입 후 현재까지 누적 정산 대금이 4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상품 결제 후 물건이 발송되면 다음 날 판매금 100%를 셀러에게 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셀러가 물건을 보내면 구매자가 상품을 받아 '구매 확정' 버튼을 누른 다음 날(영업일) 대금을 지급(일반 정산)하는 터라 8일 정도 걸렸다. 이 때문에 영세 상인들은 물건을 팔고도 현금을 확보하지 못해 원재료 매입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구매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선(先)정산하는 빠른 정산을 도입한 것이다.
네이버 같은 이커머스 입장에서는 구매 확정 후 대금을 보내는 게 합리적이다. 만약 정산 후 소비자가 구매를 취소하거나 반품하면 업체에 대금을 다시 청구해야 해서다. 업체가 잠적할 경우 대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이에 네이버는 △반품률 20% 미만 △월 거래 3개월 연속 20건 이상 등을 충족한 업체만 빠른 정산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 조건과 함께 위험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자전 거래 등을 하는 요주의 업체까지 걸러낸다"며 "입점 셀러 46%가 빠른 정산을 이용할 정도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는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오늘발송' 상품에 한해 판매자가 택배사에 물건을 전달(집하)한 바로 다음 날 대금을 정산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마켓도 '스마일배송(익일배송)'에 입점한 셀러는 물건 출고 다음 날 정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구매확정 다음 날 대금 90%까지 체크카드로 정산(현금인출 불가)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도 구매 확정 후 2영업일 내 대금을 쏴주는 빠른 정산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셀러 사이에서 재무가 튼튼하고 정산 주기가 짧은 플랫폼에만 입점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정산 주기 법제화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플랫폼들도 셀러를 유치하기 위해 정산 관련 유인책을 적극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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