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숯불맛부터 와사비맛까지…‘검은 반도체’ 김의 변신 [푸드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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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2~13년 전만 하더라도 김을 시식하면 우리 앞에서 먹던 김을 뱉고 가는 외국인도 많았습니다. '블랙 페이퍼(black-paper)'라며 이걸 누가 먹냐고 했죠. 지금은 전 세계에서 김을 찾습니다."
태경식품이 생산하는 김 제품은 80여 개에 달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조미·건조김 등 김 수출액은 전년보다 22.2% 늘어난 7억9000만달러(약 1조858억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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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톤 물량 생산…해외 수출 비중 85%
국가별 선호하는 입맛 달라…80개 제품 생산
기후변화 영향권 커져…김 연구개발 힘써야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불과 12~13년 전만 하더라도 김을 시식하면 우리 앞에서 먹던 김을 뱉고 가는 외국인도 많았습니다. ‘블랙 페이퍼(black-paper)’라며 이걸 누가 먹냐고 했죠. 지금은 전 세계에서 김을 찾습니다.”
1일 찾은 충남 홍성의 태경식품 공장. 레일을 따라 네모난 김이 한 장씩 빠르게 줄지어 이동했다. 조미 공정이 진행 중인 구역에서는 기름과 소금을 바른 김이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서해안에서 생산한 원초를 활용해 김을 만든다. 가공은 투입→조미→구이→절단→내포장→외포장 순으로 6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하루 생산하는 양은 약 15톤에 달한다.
태경식품이 생산하는 김 제품은 80여 개에 달한다. 와사비맛, 숯불맛 등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맛이다. 대부분 해외 바이어의 요구에 맞춘 것이다. 현재 태경식품에서 취급하는 제품의 수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해외에서 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품은 ‘트레이더조스(Trader Joe's)’, ‘코스트코(Costco)’ 등 미국 유명 대형 유통채널에서도 판매 중이다. 국내 유통되는 물량은 15% 수준이다.
이성찬 태경식품 대표는 “국가・지역별로 선호하는 맛이 다르다”며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음식을 떠올리면 매우 짠 햄버거가 먼저 생각나지만, 현지인들은 김이 짜면 먹지 않는다”며 “오히려 소금과 기름이 적은 제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또 “동남아 국가는 우리와 비슷한 김을 좋아한다”며 “면적이 넓은 중국에서는 동북 3성은 우리 스타일을, 광둥성은 기름과 소금이 적은 제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냉동김밥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밥 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럽은 조미김보다 김밥 김(스시김)을 더 많이 찾는데 비율로 따지면 8대 2 정도 된다”며 “미국은 조미김과 김밥 김 비율이 6대 4 정도인데 김밥 김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 ‘검은 반도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수출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김 수출은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조미·건조김 등 김 수출액은 전년보다 22.2% 늘어난 7억9000만달러(약 1조858억원)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일본·중국·태국 등 120여 개국에 김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숙제도 있다. 갈수록 무더워지는 기후는 김 생산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실제 해양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수산재해 발생 가능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5년간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36℃ 상승했다.
김은 성육 시기 수온이 5~15℃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 정도까지 주로 생산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남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1년 중 수온이 5~15℃ 범위인 일수는 현재 연간 150일 내외지만, 2100년에는 대부분 해역에서 100일 미만으로 줄어든다.
김은 일평균 수온이 22℃ 이하로 내려가는 채묘(採苗·종자 붙이기) 적정 시기가 9월 초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9월 말 이후로 늦춰졌다. 채묘가 늦어지면 양식 기간이 단축돼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업계도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 부족이 국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 현상의 영향이 커 예전 같지 않다”며 “육상 양식과 품종 개발 등 김 산업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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