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 화났어?...디즈니판 막장 드라마 ‘화인가 스캔들’[多리뷰해]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8. 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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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리뷰해 (61) ‘화인가 스캔들’]
김하늘·정지훈 신선한 조합 대비 흥행 저조
재벌가 클리셰 여전...“막장 드라마” 평 다수
기은세·고윤→김윤지 등 연기 재조명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포스터.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품소개]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그룹을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오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서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그룹의 비밀을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극본 최윤정, 연출 박홍균.

배우 김하늘과 정지훈의 만남만으로도 주목을 받은 작품. 특히 두 사람 모두 첫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컸다. 오랜 기간 안방극장을 통해서만 대중과 호흡했던 터라 이들의 OTT 속 활약도 궁금했다. 이사장과 경호원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설정이 눈에 띈다.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 화인그룹에 입성한 오완수의 처절하면서도 날선 태도는 김하늘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는 데 충분했다. ‘청춘스타’ 김하늘만 있으랴. 원조 한류스타 정지훈(비)을 비롯해 배우 정겨운, 서이숙, 기은세 등 명품 배우들의 기막힌 연기 향연이 구석구석 배치돼 있다.

당하거나 항상 슬픔에 빠져 있던 재벌가 콩쥐는 없다. 계모와 팥쥐를 쥐락펴락하는 콩쥐, 오완수의 활약은 시청자들의 몰입감과 통쾌함, 한 켠에 남아 있는 애틋함까지 전달한다. 주인공들을 향한 테러 등 여러 액션 장면은 덤이다.

10부작인 ‘화인가 스캔들’은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 지난 3일 첫 공개된 이후 매주 수요일 2편씩 순차 공개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포스터.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대한민국 상위 1% 재벌 화인家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그 안에 엮인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오완수(김하늘 분)는 유년시절 홀어머니 아래서 자라며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화인가 회장의 골프 캐디였던 어머니 탓에 자연스럽게 골프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온전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오완수는 정상급 골프 선수가 된 이후에도 돈밖에 모르던 어머니로 인해 돈을 바치는 데 급급했다. 우연히 그 앞에 나타난 화인가 인물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했으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남편의 불륜에, 화인가 내 비자금 세탁이라는 불법 행태까지 그를 괴롭히는 일들만 투성이다.

하지만 오완수는 지지 않는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강한 여자다. 오완수가 이렇게 강해진 이유, 그의 어머니가 화인가의 지시에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 그가 화인가를 떠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다.

이에 화인가는 오완수를 저지시키려는 계획까지 세운다. 여기서 그를 돕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도윤(정지훈 분)이다. 서도윤 역시 화인가 소행으로 자신의 절친이자 동료를 잃은 분노와 슬픔을 가진 자. 그런 상황에서 오완수를 경호하게 된 서도윤,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지고...

오완수, 서도윤 스캔들에 오완수의 남편인 김용국(정겨운 분)은 물론 화인가의 분노는 고조에 달한다. 오완수, 서도윤은 가만히 있을까.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 대한민국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났다. 돈과 사랑이 뒤엉킨 채 상황을 마주하는 이들의 처절한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화인가 스캔들’ 김하늘.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캐릭터 소개]

# 외모, 이름 모두 하늘하늘 하지만 ‘화인가’에선 다르다 오완수(김하늘) : 김하늘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이전 숱한 작품에서 그는 강한 캐릭터보다 지극히 평범하고, 오히려 약한 느낌의 캐릭터를 펼쳐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자수성가한 골프 선수 출신이다.

극중 그는 자선 활동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나우재단 이사장. 골프 선수로 최정상의 위치까지 올랐고 화인그룹의 후계자와 결혼하며 화인가 내 다양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과 갈등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고된 상황들이 수없이 펼쳐지지만 오완수는 아무리 밟아도 밟히지 않는 잡초같은 강하고 굳센 화인가 며느리다.

‘화인가 스캔들’ 정지훈.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정지훈이 정지훈했다...빈틈 없는 완벽한 경호원 서도윤(정지훈) : 복수를 위해 화인가에 들어왔다가 오완수를 지키게 된 경호원. 경찰대 출신으로 타고난 무술 실력과 최고 수준의 사격 솜씨로 특수임무를 부여받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경호 업무까지 담당했던 인물이다.

정지훈은 가수 비, 배우 정지훈 모두 완벽한 남자였다. 이번 작품에서도 대사, 행동에 빈틈 없고, 치밀하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남자다. 미소 한 번 보여주지 않은 강렬하고 날카로운 캐릭터에 시청자들의 마음 역시 베일 정도다. 7화쯤 돼서야 김하늘과 함께 미소짓는 모습을 보여준 츤데레.

‘화인가 스캔들’ 정겨운.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사랑하는 건지, 돈을 쫓는건지, ‘묘한 남자’ 화인가 후계자 김용국(정겨운) : 김용국은 화인 그룹의 후계자이자 부회장으로 오완수의 남편이기도 하다. 극 초반에 나오듯 그는 오완수에게 세상 좋은 남자의 표정으로 앞날을 함께 하기로 한다.

그러나 돈이 많아서일까. 드라마 속 재벌가의 특성일까.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항상 붙어 있다. 김용국도 그렇다. 바람까지 피우며 오완수와의 관계를 흐트러놓는 장본인이지만 오완수와 서도윤의 깊은 관계는 못보겠다는 이기적인 심보. 사랑을 원하는 건지, 돈을 원하는 건지. 당최 알 수 없는 부회장 캐릭터.

‘화인가 스캔들’ 서이숙.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화인가를 이끄는 회장이자 드라마의 마녀 박미란(서이숙) : 오완수와 드라마 속 갈등을 빚는 최대 지분 소유자다. 그룹의 회장으로서 하루 샤우팅 수십번은 기본이고 매일 화가 나 있다. 물론 오완수가 집안에 들어오면서부터 더 심해졌다.

서이숙을 이번 드라마, 또는 올해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의 최대 빌런으로 만들 심산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박미란 캐릭터는 못된 인물이다. 화인가에 숨겨진 비자금 조성 등 비밀들을 모두 계획하고 실행하는 먹이사슬의 최고봉.

‘화인가 스캔들’ 기은세.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화인가의 불청객 장태라(기은세) : 기은세의 재발견이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느낌은 많이 벗었다. 극 중 오완수를 동경하면서도 그를 제치고 화인가의 새로운 얼굴이 되고자 하는 욕망어린 인물.

하지만 그 방식이 잘못됐다. 과감하고 다소 생각 없어 보이는 행동과 말투, 이를 기은세가 완벽 소화했다. 배우로서 한 발짝 성장하고 콘셉트 짙은 캐릭터를 찾았다는 평이다.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서이숙, 정지훈, 김하늘, 기은세, 정겨운(왼쪽부터). 사진 I 강영국 기자
[단소리]

# 기은세, 고윤, 김윤지 등 찰떡 캐릭터 찾나

잘 몰랐던, 혹은 이전보다는 좀 더 나아진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기은세, 고윤, 김윤지다. 인플루언서로 이름을 알린 기은세, 여러 드라마들에 나오긴 했으나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던 고윤, 가수로서 더 유명했던 NS윤지의 김윤지까지. 모두 ‘화인가’의 눈꼴 사나운 캐릭터를 잘 소화하면서 고급진 외모와 미운 연기까지 섭렵했다는 평이다.

# 막장 스토리, 지상파 드라마에 편성됐다면 ‘대박’ 났을텐데?

배우들의 연기력을 논하기 전에 흘러가는 극본에 집중해야 할 때. ‘화인가 스캔들’은 막장의 막장을 그린다. 최고 재벌가 집안에 불륜은 기본이고 이들과 동행하는 경호원, 변호사들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호원과 재벌의 스캔들, 그룹의 담당 변호사가 명예회장은 물론 주요 인물들을 살해하려는 최대 빌런으로 추측되는 것 역시, 막장에 막장을 더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OTT가 아닌 국내 아침 혹은 저녁 드라마로 편성됐다면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거라는 말도 나온다. 진부하지만 그만큼 자극적인 내용이 시청자들을 꾸준히 화면 앞으로 끌어당긴다.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방송 일부.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쓴소리]

# 연기가 잘못된거야, 대본이 잘못된거야?

김하늘, 정지훈, 서이숙, 정겨운 등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온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특징적인 연기적 매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평. 예상 가능한 캐릭터들이기에 배우들의 연기에도 제한이 되는 듯 보인다. 배우들은 하나 같이 배역에 몰입했으나 다채로움은 아쉬운 모습. 인간미가 없는 AI적인 배역 소화에 다소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느낌. 대사 역시 진부하고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 피하지 못한 재벌가 클리셰

국내 드라마에서 매년 한 두 작품은 재벌가 스토리가 등장한다. 가장 극적이면서도 화려한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 한국 드라마에서 재벌가들은 항상 불행한 끝을 보는 경향이 있다. ‘화인가 스캔들’ 역시 그렇다. 화인가 내 인물들은 모두 옳지 못한, 불법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깨부수려는 인물들과 갈등이 벌어진다. 돈의 주인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다.(명예회장 사망으로 이야기 시작). 언제쯤 좀 더 현실적이고 다른 시선의 재벌가 드라마가 탄생할까. OTT도 뚫지 못한 한국 드라마 재벌가의 특성이다.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포스터.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흥행소리]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디즈니+ TV 부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3개 국가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만에서는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비교적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정지훈은 제작발표회에서 올해 디즈니 플러스 최고 작품이 되길 바란다며 야무진 포부를 밝혔으나 실현되진 못한 모양새다. 국내에서 디즈니 플러스 내 가장 최신 드라마라 순위가 높은 편임을 감안했을 때 흥행 면에서는 미약하다. 국내 시청자들에겐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입소문도 약한 편. 국내 OTT 플랫폼 검색 엔진 서비스를 담당하는 키노라이츠 기준, 별점 2.1(최고점 5.0 기준)로 낮다. 세계 최대 규모 콘텐트 평점 사이트 IMDb 평점 역시 6.1로 부진.

[시청자소리]

“정지훈님 표정연기가 항상 부자연스럽게 느꼈었는데 이번엔 그 선입견이 모두 깨졌다”, “정겨운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었나?”, “볼 때마다 다음화 궁금하네요. 특히 비 액션신 멋지네요”, “욕하면서 보는 막장의 마라맛”

불호

“작가가 애를 쓰긴 하는데, 대사가 유치한 건 팩트. 작가님 조금만 더 트렌디하게 해주세요”, “이거 디즈니판 아침드라마임”, “저런 대사가 방송심의를 통과하다니”, “인물간 위아래도 없고 막장드라마에다가 돈만 쓰면 뭐하나. 몰입도가 떨어진다”, “모든 사람이 화나 있는 드라마”

디즈니 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정지훈과 김하늘. 사진 I 강영국 기자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분명 디즈니+ 콘텐츠라고 했는데 왜... (지승훈 기자)

# 별점 ★★☆

화만 내는 ‘화 in 家’ (방송관계자)

# 별점 ★★★

정지훈의 액션 스쿨 (방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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