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변호사 허위 입장문 피해” 폭로자들, 손배소 패소

축구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5·FC서울)에게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후배들이 기씨의 변호사를 상대로 “허위 입장문을 배포해 피해를 입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지난 5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기성용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판사 이건희)은 최근 성폭력 의혹 폭로자 A씨와 B씨가 기씨의 법률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기성용의 입장은 성폭력을 가한 적이 없다며 원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원고들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라고 표현한 것은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성폭력 가해자로 지칭된 의뢰인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변호하는 입장에서 의뢰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앞서 이들은 기씨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송 변호사가 자신들을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 등으로 표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2021년 5월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21년 2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기씨를 비롯한 선배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결코 그런 일이 없었다. 축구 인생을 걸고 말한다”는 입장을 내고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기씨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불송치 결정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A·B씨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