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 안전한가요?…일드 ‘도쿄 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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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노인가구가 급증한다.
아프고 돌볼 사람이 없으면 요양원에 가야 한다.
하지만 어떤 노인이 집, 아파트, 토지 같은 부동산을 갖고 있는데 권리를 행사할 능력을 상실했을 때, 그 자산은 어떻게 될까? 만약 사기꾼들이 그 사람인 척 연기하며 사기를 친다면 막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곧 닥칠 미래.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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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노인가구가 급증한다. 아프고 돌볼 사람이 없으면 요양원에 가야 한다. 치매가 오거나 고독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노인이 집, 아파트, 토지 같은 부동산을 갖고 있는데 권리를 행사할 능력을 상실했을 때, 그 자산은 어떻게 될까? 만약 사기꾼들이 그 사람인 척 연기하며 사기를 친다면 막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곧 닥칠 미래. 일본 드라마를 통해 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이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사기꾼을 ‘지면사’라고 한다. 땅 주인인 척하면서 부동산 회사를 상대로 사기 치는 사람이다. 리더인 해리슨은 법률 담당, 협상가, 정보원, 위조 전문가 등을 모아 사기 행각을 벌인다. 성공을 위해서는 잔인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승승장구하던 이들에게 큰 먹잇감이 등장한다. 도쿄 한복판 사찰 주변의 1천억원짜리 노른자 땅이다. 땅 소유주는 혼자 절을 운영하는 비구니 스님. 절대 땅을 팔 생각이 없다. 대기업과 스님을 이중으로 속여야 하는 1천억원대 사기판.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아날로그의 나라 일본. 신분을 확인하고 인감을 비교하고 임장을 하는 과정들이 정말 꼼꼼하고 철저하지만, 속이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당해낼 수는 없다. 디지털 정보 역시 변형하고 가공할 수 있다. 그래서 드라마는 수사물이지만 어떤 공포물보다 무섭다. 해리슨이 사기 행각을 벌이는 목적은 단순히 돈이 아니다. 위조 전문가 다쿠미는 과거에 지면사에게 사기를 당해 가족을 잃었다. 피해자들의 허점을 잘 알고 있다. 이에 견줘 이들을 쫓는 사람은 정년을 앞둔 형사와 신임 형사 둘뿐. 이미 기울어진 싸움인가. 하지만 드라마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신조 고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봉준호 감독이 “걸어 다니는 상처 같다”고 표현한 아야노 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페르소나 릴리 프랭키 등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 몰입감을 높였다.
우리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경제 사건은 단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다. 잘나가던 회사들이 줄줄이 망하고 환율은 3배 폭등하고 할머니들이 금니를 빼서 나랏빚을 갚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누군가는 헐값으로 나온 부동산을 사들여서 부자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강렬한 기억이 ‘버블경제’다. 돈이 넘쳐났고 순식간에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도쿄 전체의 땅을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던 시기. 그러나 거품은 꺼졌다.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되었지만, 과거의 성공 신화는 일본인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다. 2020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다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시작되었고 또 한번 일확천금을 꿈꾸기 시작했다. 드라마는 이 뒤틀린 욕망을 잘 포착하고 있다. 특정 아파트 단지의 시세가 날마다 메인 뉴스로 보도되고 온 국민이 동네별 아파트 시세를 알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라면 전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기에 드라마 속 사기들이 소름 끼치게 그럴듯해 보인다. 당신의 집, 안전한가요.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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