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 작은 축구화를 신었다면’ 마오의 동점골 오프사이드 판정에 운 日 축구, 8강서 스페인에 0-3 패···올림픽 메달 꿈 무산

이정호 기자 2024. 8.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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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8강에서 탈락한 일본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내심 금메달까지 꿈꿨던 일본 남자축구가 스페인에 막혀 8강에서 탈락했다.

일본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졌다. 일본은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동메달) 이후 56년 만에 메달 획득을 목표로 대회에 나섰고, 조별리그에서 실점 없이 전승을 기록하며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토너먼트 대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최근 A대표팀이 2024 유럽축구선수권을 우승한 스페인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너무 뛰어났다.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뛰는 미드필더 페르민 로페스가 장기를 유감없이 뽐냈다. 로페스는 전반 11분 중거리 슛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또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또 한 번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골대 구석에 꽂아 넣었다.

승기를 잡은 스페인은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아벨 루이스가 쐐기 골까지 터뜨렸다.

그렇지만 일본의 경기력도 수준급이었다. 억울할 법한 장면도 있었다. 0-1로 뒤진 전반 40분 호소야 마오가 페널티박스 안 상대 골대 정면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패스를 받아 터닝슛으로 골을 넣었다. 수비수 셋을 뚫어난 감각적인 터치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에서 마오의 축구화가 살짝 앞선 것이 확인되면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 골이 취소된게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전반 추가시간 헤더 시도도 골대를 강하게 때리고 나왔다.

오프사이드 장면. tv 중계화면 캡처



스페인 ‘아스’는 “스페인의 방심이 빨랐다. 일본이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발가락이 몇 ㎜ 나와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축구화를 더 작은 것을 신었다면 오프사이드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일본 매체들도 “매우 보기 어려운 판정이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건 축구의 본래의 모습이 아니다” 등 현지 해설 반응을 전했다.

올림픽을 염두에 둔 일본은 오이와 고 감독 체제에서 2년 전부터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팀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일본은 24세가 넘는 ‘와일드카드’를 3명까지 포함할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대회 연령 기준보다 더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려 출전하는 등 올림픽에 공을 들였다. 이번에도 ‘와일드카드’ 선수를 뽑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열린 8강 경기에서는 모로코가 미국을 4-0으로 완파하고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또 개최국 프랑스도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물리친 가운데 이집트도 파라과이와 120분 연장 혈투 이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8강전은 모로코-스페인(한국시간 6일 오전 1시), 프랑스-이집트(한국시간 6일 오전 4시)의 대진으로 펼쳐진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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