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트랜스젠더 선수 논란에 美 대선판도 들썩

지난 한 주, 밤 늦게까지 올림픽 중계 시청하시느라 잠 못 이루지는 않았나요. 그저 즐기기만 해도 충분한 지구촌의 축제 주간이었어야 하는데, 웬걸...마냥 평화롭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거운 소식만 전한다고요? 그만큼 더 중요한 소식들로 채웠습니다. 한 해 동안의 국제 뉴스로 중간고사를 본다면, 오늘 읽은 부분에서 ‘킬러 문항’이 출제될지도요. 😶

한 주만 놓쳐도 따라잡기 버거운 복잡한 세상 이야기, 조선일보 원샷 국제뉴스가 족집게 과외 선생님처럼 슥 훑어 드릴게요.

30일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에서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연임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 /로이터

◇베네수엘라 ‘좌파 독재자’ 마두로, 세 번째 대선 승리는 부정선거?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줄곧 야권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마두로를 한참 앞선다고 예측했지만, 득표 결과는 영 딴판이었거든요.

성난 민심은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시위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동상을 넘어뜨리며 분노를 표출하는 이들까지 나왔습니다. 마두로는 이를 두고 일종의 ‘쿠데타’나 다름없다며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좌파 정권의 독재에 항의하는 성난 민심이 전국적인 시위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야권 우루티아 후보가 승리한 게 맞다며 ‘마두로 패배’를 공식화하고 나섰습니다. 브라질 등 이웃 중남미 국가까지 투명한 대선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마두로가 국내외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마두로 선거 사기” 성난 시위대, 차베스 동상도 깨부쉈다

☞美 “베네수엘라 마두로 부정선거... 野후보가 승자” 공식화

☞출구조사 뒤집고 승리 선언… ‘좌파 타락의 끝장’ 마두로

1일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하니예의 시신을 담은 운구차량이 이란 테헤란 시내를 지나자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마스 1인자, 이란서 피살…중동에 피바람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1인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암살됐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산 기미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마스와 이란이 지목한 배후는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시발점인 작년 10월 7일의 습격을 주도한 하니예를 이스라엘이 가만히 둘 리 없다는 것이죠. 평소 카타르 도하에서 은신하고 있다고 알려진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찾았다 변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암살 방식이 아주 눈여겨볼 만합니다. 하니예가 습격당한 건물 사진을 보면, 정확히 그가 있던 방만 파괴됐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옆방에 있던 인물들은 부상 없이 멀쩡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AI 기능이 탑재된 원격 폭탄을 사용했다는 설을 제기했습니다. 폭탄이 대상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를 식별해 하니예가 접근하기만을 기다리다 ‘뻥’ 터트렸다는 것이죠.

☞하니예 방만 ‘쾅’…”목표물 식별 ‘AI 폭탄’ 숨어 있었다”

☞하마스 수장, 이란 심장부서 피살...하메네이 “복수는 우리 임무”

1년 3개월여 동안 러시아에 구금돼 있다 미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뒤쪽에서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UPI 연합뉴스

◇러시아 구금 WSJ 기자, 미국 품에 돌아왔다...서방-러 24명 수감자 맞교환

지난 3월, 원샷 국제뉴스에서 전해드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백지 발행 소식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러시아 특파원으로서 현지 취재 활동을 하던 자사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되자 WSJ가 러시아에 대한 항의의 뜻을 표현했었는데요.

이 사람,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와 물밑 협상 끝에 각자 상대국의 수감자들을 맞교환했습니다. 각국 정보기관과 외교관들의 외교 공방전 스토리, 기사로 읽어 보시죠.

☞바이든의 ‘수감자 교환 대작전’… 미·러 살인범 vs 정치범 맞바꿨다

☞“푸틴 최애 정치범도 있었다” 美·獨-러시아 교환 포로들의 면면 살펴보니

지난 30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폐허가 돼 버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한 마을. 무너진 건물의 잔해가 가득하다. /로이터 뉴스1

◇‘축구장 폭격’ 사흘 만에 보복 공격한 이스라엘

지난주 이스라엘 골란고원의 축구장이 폭격당해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죠. 이스라엘은 이를 레바논 남부의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는데요.

직후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내각이 레바논과의 전면전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충돌 악화나 확산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등 미국을 비롯해 유엔 등은 말렸지만, 죄없는 어린 생명들이 희생된만큼 이스라엘도 이번 일을 쉽게 넘어가지 않을 분위기였죠.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레바논은 현재 주둔 중인 리타니강에서 철수하겠다는 협상안을 내놨습니다.

결국 30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주거 지역을 무인기로 공습해 최소 3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습니다.

☞레바논과 전면전… 이스라엘 만지작

☞이스라엘, 레바논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제거”

1일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16강에서 이마네 칼리프(왼쪽)와 안젤라 카리니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올림픽 ‘트랜스젠더’ 논란, 미국 대선판까지 들썩이다?

1일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 경기에서 ‘XY 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출신 트랜스젠더 선수 아마네 칼리프가 이탈리아의 안젤라 칼리니 선수에게 펀치 하나로 승리를 거뒀죠. 이 사태를 두고 미국 대선판에선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최근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운동경기 참여를 막는 법안을 추진해 왔기 때문입니다. 보수진영에선 “한 여성의 인생을 건 도전이 남성에 의해 도난당했다”면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생물학적인 남성”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적 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논란의 ‘XY염색체’ 복싱선수… 해리스가 공격받는 이유

☞‘XY 염색체’ 복서에 패한 선수 “그 역시 나처럼 여성”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美 트럼프·해리스 ‘모두 까기’ 나선 중국의 속내는?

미 대선 때마다 중국은 미국 비판에 열을 올리죠. 미국의 혼란상을 자국 정치 체제를 드높이는 기회로 삼는 건데요. 2020년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된 선거’라고 했던 중국이 올해 비난의 수위를 더 높였습니다. 해리스 혹은 트럼프,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습니다. 둘 다 비난의 대상이죠.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중국은 미 대선 악몽을 즐거움과 불안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로요.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중국 견제 기조는 유지할 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거든요. 중국은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규제를 예상하고,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불확실성을 걱정합니다.

☞“민주주의 망했다”… 美 대선 비방 열올리는 중국, 왜?

3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봉기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무릎 꿇고 독일 국기를 걸고 있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EPA 연합뉴스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80년 전 일 사과한 독일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 바르샤바의 크라신스키 궁 앞에서 폴란드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습니다. 바르샤바 봉기 80주년을 맞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 위해 폴란드를 찾은 건데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은 폴란드에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민간인만 15만명 이상이 나치에 의해 학살된 바르샤바 봉기는 폴란드의 비극적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한 번 새겨진 상처는 지워질 수 없겠지만, 서서히 흐려져 갈 수는 있겠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어릴 적 바르샤바 봉기를 경험한 생존자들을 만나 “독일인들은 역사적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사과했습니다. 이렇듯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구촌 곳곳을 멍들게 하고 있는 전쟁의 불씨가 멎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르샤바 봉기 80주년… 폴란드 간 독일 대통령

이번 주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또 찾아올테니, 부디 또 들여다봐 주세요.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