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애 수녀 "인신매매, 한국서도 만연…아동·온라인 성착취 문제"[이수지의 종교in]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인신매매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성숙한 선진국이 됐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유엔 '세계 반인신매매의 날'인 지난 7월30일 명동성당 영성센터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산하 단체 탈리타쿰 코리아 10주년 기념행사에서 배미애 수녀를 만났다. 그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인신매매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을 강조했다.
탈리타쿰은 인신매매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세계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UISG)가 설립한 국제 반인신매매 네트워크 단체다.
배 수녀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탈리타쿰 코리아는 지난 2014년 출범 이후 한국사회 인신매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과 캠페인 등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
"인신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부족해요. 인식 부족이 인신매매 근절의 어려움이죠. 인식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근절을 위해 서로 연대하고 돕습니다."
인신매매 현상의 뿌리에는 전쟁과 분쟁, 정치적 불안정, 문맹과 교육의 부재, 성불평등, 다국적 기업의 세계화, 초국가적 범죄 상승, 가부장적 문화, 미디어 및 포르노그라피 등 다양한 근본적 원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배 수녀는 인신매매 발생 국가들에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고 본다. "이것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어요. 인신매매는 국제적인 범죄 행위예요"
배 수녀가 보는 우리나라 인신매매 문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와 성착취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배 수녀는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19년 발생한 'N번방 사건'을 들었다.
경찰청이 발표한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2020년 발생한 인신매매 범죄 3233건 중 성매매와 성착취에 해당하는 인신매매가 75.7%(2446건)로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했다.
이중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 건수는 84.3%(2061건)로, 성인 대상 범죄(385건)에 비해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과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범죄에도 여성 피해 건수가 훨씬 높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상 성착취가 만연하고, 이주 과정에서 일어나는 착취도 증가하고 있어요. 탈리타쿰 코리아의 수녀들이 운영하는 10대 성매매 피해자 보호시설 내 소녀들 대부분 온라인 성매매 착취 피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배 수녀가 이날 기념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한국 탈리타쿰 반인신매매 프로젝트' 리플렛에는 다양한 착취 사례들이 소개돼 있었다. 원양 어선에서 월급도 받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면서 화장실도 한국인과 함께 사용하지 못한 이주노동자 사례, SNS에서 만난 아저씨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한 지적 장애 청소년 사례 등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인신매매 범죄가 근절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배 수녀는 "인신매매를 단순히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가서 팔아넘기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엔 인신매매 방지의정서 제3조에 따르면 인신매매는 착취를 목적으로 강제적 수단을 사용해 이뤄지는 모든 행위를 이른다. 강제적 수단에는 폭력, 정서적 억압, 타인의 취약성 악용이 해당된다. 행위는 사람을 모집해 운송하거나 은닉 또는 인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피해자가 18세 이하 어린이일 경우 가해자가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어린이를 착취하면 인신매매로 규정한다.
'탈리타쿰 코리아'는 올해로 출범한지 10주년이 된 만큼 인신매매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배 수녀는 "앞으로 현장에서 다양한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면서, 반인신매매의 예방, 보호, 기소,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제 탈리타쿰, 아시아 탈리타쿰 네트워크와의 파트너십도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탈리타쿰 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인신매매 종식'이다. 배 수녀는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이 사회에서 인신매매를 종식시키는데 예언자적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강조했다.
배 수녀는 그 목표가 이뤄지길 꿈꾸고 있다
"어린이들을 성 착취하는 일이 없어지겠죠. 외국인 노동자도 우리나라 노동자와 동등한 계약으로 동등하게 대우를 받겠죠. 그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인종 차별을 받지 않고 어린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래서 '인신매매 종식'을 꿈꾸며 삽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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