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 땐 에어컨 찬 바람 NO …여성은 '그곳' 손 넣어 씻지 마세요

정심교 기자 2024. 8. 3.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61) 여름철 방광염 예방법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손기정 한의학 박사 겸 일중한의원장

외부 기고자 - 손기정 일중한의원장

장마가 물러가며 한여름 폭염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식욕이 사라지며,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방광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이 재발하거나 증세가 악화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방광염은 다양한 소변 증세와 통증을 동반한다. 밤낮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와 야간뇨, 소변을 봐도 방광에 남아 있는 느낌이 드는 잔뇨감이 대표적이며, 환자에 따라 배뇨통, 하복부와 골반 통증, 요통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한여름철 심해지는 건 계절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인 데다, 몸을 차갑게 만드는 여름철 생활 패턴과도 연관이 있다. 요새는 실내와 대중교통까지도 냉방 가동이 잘 돼 서늘한 한기까지 느낄 정도다. 게다가 찬 과일과 찬 음료, 찬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몸속이 냉장고처럼 서늘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여름 감기 환자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찬 기운은 방광염 환자에게도 좋지 않다. 피로와 무기력증을 가중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데다 방광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한여름에도 아랫배가 당기고 회음부가 긴장하면서 회음부 뻐근함과 빈뇨감, 잔뇨감 등이 악화한다. 가뜩이나 무더위에 지쳐 식욕·활력이 떨어지는 여름철, 악순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방광염 환자는 여름을 보내며 면역력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 써야 한다. 가능한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따뜻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며, 일상에서 가볍게 몸을 자주 움직이는 건 몸의 활성도를 높이고 방어력을 유지하는 기본 조건이다. 너무 찬 환경에 몸을 장시간 노출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평소 방광염이나 전립선염(전립샘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폭염이 예보된 날에도 실내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고 그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수분 섭취도 중요한데, 땀이 많이 나고 덥다고 얼음 맥주 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탄산음료나 아이스 커피를 들이켜는 건 삼가야 한다. 빈뇨·잔뇨 등 소변 증상을 부추길 수 있다. 대신 어성초와 삼백초를 1:1 비율로 섞어 보리차처럼 끓인 음료를 자주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 소변 기능에도 도움이 된다. 35~40도의 따뜻한 물로 20분 정도 반신욕이나 좌욕을 자주 해주는 것도 좋다. 회음부 이완에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과 몸의 저항력을 높인다.

방광염 예방·재발을 막기 위해 여성은 특히 '질염'을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염 같은 염증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필자의 병원을 찾는 방광염 여성 환자들을 조사하면 특징적으로 질염을 자주 앓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칫 질염과 만성 방광염 두 질환이 한 달에도 두세 차례씩 동시에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 상태의 질 내부는 산성을 유지하는 '락토바실리'라는 유산균 등 유익한 세균들이 건강한 환경을 이룬다. 하지만 여성의 외음부가 균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면 가려움증과 외음부 통증, 분비물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질염은 확실히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가 소홀해 만성적인 염증으로 이어지면 요로·방광에 쉽게 염증을 일으키고, 이때 항생제 사용이 길어지면 부작용과 내성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질염이 생기면 직접적인 염증 제거,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 질 내부의 정상 세균 군이 파괴되거나 산성도가 무너지면 질염이 반복될 수 있다. '너무 자주' 질 세척을 하거나 외음부를 닦아내는 건 도움 되지 않는다. 외음부 청결을 유지하되 세정 시 질 내부의 산도가 무너지지 않게 청결제의 사용은 자제하고 손을 너무 깊이 넣어 씻지 않도록 한다. 세정 후에는 부위를 쾌적하게 말려주고, 통기성이 좋은 속옷과 하의를 입는 게 좋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말고 방광을 자주 비우는 것도 도움 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