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속혈당측정기 기업에 잇단 악재…아이센스 해외사업 '청신호'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글로벌 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애보트와 덱스콤에 연이은 악재가 터졌다. 이에 경쟁기업인 아이센스(099190)의 해외 사업에 이들의 악재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이센스는 유럽시장 공략 강화와 미국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30일 글로벌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덱스콤은 2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 최저치를 약 40억달러(약 5조5300억원)로 조정했다. 기존 예상치인 42억달러(5조81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에 지난 26일(현지시간) 덱스콤 주가는 40.7% 급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70억 달러(약 23조5500억원) 가량 증발한 것이다.
신규 환자 유입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환자당 매출이 줄어들어든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간은 덱스콤 투자 관련 포지션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케빈 세이어 덱스콤 최고경영자(CEO)는 “처방전 없는 사람도 쓸 수 있는 웨어러블 혈당측정기 스텔로를 출시한 뒤 영업팀을 재편한 영향”이라며 “연속혈당측정기 G7 환급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애보트 또한 최근 악재를 맞았다. 애보트는 지난 5월 초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프리스타일 리브레3(리브레3)의 일부 제품 대한 자발적인 리콜 조치를 실시했다. 일부 제품 센서에서 고혈당 수치를 오측정하는 문제가 발생해서다. 최소 침습 방식을 활용한 리브레3는 한번 부착으로 14일간 혈당 측정·모니터링이 가능한 CGM 제품이다.
지난 2월에는 ‘하트메이트’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 애보트 하트메이트는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 펌프 기능을 돕는 보조장치다. 해당 제품은 ‘인공심장’으로도 불리며 심장이식을 장기간 대기해야 하거나 이식이 불가능한 심부전환자에게 주로 사용됐다.
FDA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미국에서 리콜된 기기는 1만3883개 정도다. 문제가 있는 장치를 사용하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학적 물질이 장치에 축적돼 방해를 받아 혈액 펌핑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FDA는 해당 리콜을 가장 심각한 유형인 ‘클래스 I’로 분류했다. 실제 4월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90명(부상자 273명, 사망자 1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최초 CGM 제조기업인 아이센스의 해외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센스는 이 기회를 놓지지 않기 위해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유럽 연속혈당 측정기 시장은 애보트 56%, 덱스콤 38%, 메드트로닉 6%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아이센스는 지난 1일 유럽 일부 국가에서 CGM 제품인 ‘케어센스 에어’에 대한 보험 등재를 완료한 뒤 판매를 시작했다. 케어센스 에어는 국내 기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CGM이다. CGM이란 기존 채혈 방식의 자가혈당측정기(BGM)와 달리 피하지방에 센서를 달아 연속으로 혈당값을 측정하는 기기를 말한다. CGM는 BGM보다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채혈이 필요 없고 혈당 추이 분석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케어센스 에어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연속혈당측정기 중 가장 작고 가벼운데다 센서와 트랜스미터가 일체형으로 이뤄져있다. 케어센스 에어는 부착이 수월하고 착용감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케어센스 에어는 15일 연속 사용이 가능해 CGM 중 가장 긴 센서 사용기간을 나타낸다. 아이센스는 헝가리를 비롯해 독일·칠레·영국·네덜란드 등에서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경쟁사 상황에 상관없이 해외 진출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글로벌 CGM 시장에서 아이센스가 제품경쟁력 확보하고 시장점유율 늘리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관건”이라며 “내년부터 자체 CGM 제품에 대한 FDA 승인 준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pea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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