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학생들, 토종 아이 따돌리기도”…외국인 덕에 인구 늘어난 한국, 미래는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4. 8. 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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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결혼식 풍경. 기사내용은 사진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신짜오 베트남 - 304] 한국의 인구가 3년 만에 증가했습니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낳지 않는데 무슨 수로 인구가 늘어나는지 봤더니 외국에서 사람들이 들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한국 총인구가 8만 명이 늘었습니다. 내국인은 10만 명 감소했지만 외국인은 18만 명 증가했습니다.

외국인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감소했다가 최근 들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내국인은 3년 연속 자연 감소 중입니다. 통계청이 밝힌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전수) 결과’ 보고서 내용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총인구는 5177만 명으로 전년 대비 0.2%(8만 명) 증가했습니다.

증가 원인은 3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고용허가제 규모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채용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통계청은 설명합니다.

참고로 통계청의 인구조사에서는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도 인구에 포함시킵니다. 이는 등록센서스 방식을 사용하여 3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인구로 집계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들어오는 외국인이 많다는 것은 다문화 가구도 비례해서 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지난해 다문화 가구는 41만 6000가구로 전년보다 4.1% 늘었습니다.

다문화가구 추이. [자료=통계청]
국적별로 보면 조선족 출신 중국인이 13만 2000명(32.0%)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뒤를 베트남 9만 2000명(22.2%), 중국 7만 7000명(18.6%)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다문화 대상자 증가율이 큰 국적을 살펴보니 태국(15.9%), 인도네시아(12.4%), 러시아(7.7%) 순이었습니다.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계 다문화 가정이 앞으로 주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수도권 근교로 나가보면 한국 사회는 이미 다문화 시기로 접어든 듯한 느낌을 줍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지방에는 다문화 출신으로 이뤄진 학생들이 학교 주류를 이뤄 오히려 순수 한국인 출신 아이를 따돌리는 일까지 생긴다”고 말합니다.

각종 뉴스를 찾아봐도 사건사고란 한 페이지에 다문화 가구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충남 청양군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청양군 청남면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베트남에서 온 70대 장모와 5살 손자가 숨졌습니다.

이들 가족은 최근 고추 수확을 돕기 위해 베트남에서 입국한 뒤 한국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변을 당했습니다.

몇 달 전에는 베트남 출신 50대 남성이 술을 마시고 논다는 이유로 장모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충남 서산에 있는 집에서 베트남 국적인 장모가 “한국에 왔으면 열심히 돈을 벌어야지 왜 술을 먹고 놀러 다니느냐”고 말하자 격분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징역 18년으로 형량이 더 늘었습니다. 이 남성은 선고된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며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런 사례를 토대로 다문화 가구가 문제가 있다고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저지르는 범죄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건 대부분 소위 ‘기삿거리’가 안 되기 때문에 뉴스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뒤집어 말하자면 ‘다문화 가구’에서 벌어진 사건사고가 뉴스로 전해지는 것은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이들이 소수에 속해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이제 더 이상 ‘다문화 가구’에서 벌어졌다는 이유로 뉴스로 채택되지 않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내국인 인구가 줄고, 일하러 왔다가 한국에 자리 잡고 살기 시작한 외국인 출신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문화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민’이라는 항목이 선거 표심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불법이민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엄격한 이민정책을 펼치는 한 후보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러면 안 된다는 다른 후보가 치열한 논리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두 후보의 논리에는 모두 근거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도 둘로 나뉘어 서로 ‘내가 맞다’고 싸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미래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떨어질 거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명의 사람이 한 세대를 거치면 0.6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니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한국 내국인 출신 인구는 급전직하로 떨어질 것입니다. 과연 한국도 미국처럼 ‘멜팅팟’ 시대로 넘어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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