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리포트] 美 대선, 우주인 출신 부통령 후보가 파랑새 될까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미 대선 판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해리스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소 앞서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우주산업계는 해리스가 당선 이후 우주 정책에 미칠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우주기업들이 해리스 부통령이 미 민주당 새 후보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그녀의 당선 가능성과 향후 우주 정책에 미칠 변화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우주위원장으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해 우주산업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우주 군사화는 반대하고 있어 우주기업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군사용 프로그램이 줄면 위성과 로켓 발사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발사의 45%를 맡고 있는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자 우주기업들의 셈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우주 마니아”vs”위원회 활동 부진”엇갈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유인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 같은 주요 우주 정책을 추진했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중단됐던 유인 달 탐사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재개했다. 2026년까지 우주인 두 명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4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빌 넬슨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지난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우주정책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우주위원회 의장으로서 책무를 아주 잘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017년과 2018년 상원의원으로 활동했을 때부터 해리슨 부통령과 우주에 대해 오래 동안 논의해 왔다”며 “그가 우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애정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접 우주위원회를 공개적으로 주재하던 것과 비교해 해리스 부통령은 소극적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우주위원회는 지난 2023년 12월까지 단 세 차례만 공개 회의를 개최했다. 게다가 해리스 부통령은 회의 시작 때만 연설하고 곧 자리를 떠서 고문이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져 우주 정책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렀다.
우주산업계는 해리스 후보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을 함께 치를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지목할지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정했는데, 해리스 후보는 아직 러닝메이트를 지명하지 않았다. 만약 우주인 출신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면 우주산업계가 해리스 후보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인 출신 켈리 러닝메이트 지명 기대감 솔솔
현재까지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는 조지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비롯해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 나사 우주비행사이던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셔피로 주지사와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AP는 최근 설문 조사를 인용해”미 국민 절반은 켈리 의원에게 의견을 가질 만큼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민주당원 45%가 호감을 가지고 있고 10명 중 1명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켈리 의원은 해군 출신으로 걸프 전쟁에 참전한 베테랑 조종사다. 지난 1996년 미 우주왕복선 조종사로 선발돼 2011년까지 모두 4차례 우주 임무를 수행했다. 일란성 쌍둥이 동생인 스콧 켈리도 나사 우주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켈리 의원은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취약한 이민 정책과 국경 안보 정책 분야의 전문적인 식견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빌 넬슨 나사 국장의 든든한 지지도 받고 있다. 넬슨 국장은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행사에서 켈리가 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넬슨 국장은 지난 2011년 켈리 의원이 아내가 총격 사건에서 회복하는 동안에도 우주왕복선 선장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며 믿음직한 인물로 소개했다. 우주산업계도 켈리 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 메이트가 된다면 우주 정책에 힘을 불어 넣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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