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울고 싶은 네타냐후 빰을 때린 걸까?"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알아크사 홍수 작전’과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철의 검 작전’이 시작되었다. 올해 7월 6일, UNRWA는 “가자주민들은 희망과 의지력을 잃고 있으며, 계속되는 강제 축출에 직면하여, 안전한 곳이 없다.”라고 발표했다. 1949년 12월 창설된 UNRWA는 1948년 전쟁과 1967년 전쟁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과 그 후손들을 위한 기구로 작동하고 있다. 올해 7월, UNRWA에 등록된 팔레스타인 난민은 전 세계 팔레스타인인의 40% 이상, 600만 명이 넘는다. 1948년 발생한 제1차 대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2023년 10월 7일~2024년 7월 29일까지 이스라엘의 ‘철의 검 작전’으로 가자 주민들 중 확인된 사망자가 39,363명이고, 전체 주민 210만 명 중 약 90%가 재차 난민이 되었다. 이외 10,000명 이상 건물 잔해에 깔려 행방불명 상태다. 가자의 70% 이상은 이스라엘 군사작전 지역으로 퇴거명령이 내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제2차 대재앙이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동예루살렘 및 서안에서도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전지대는 없다. 2023년 10월 7일~2024년 7월 15일까지, 이들의 공격으로 동예루살렘 및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 556명이 사망했으며, 팔레스타인인 1,474명이 지역 공동체에서 축출되어 난민이 되었다. 서안 거주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의 재앙이 서안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매우 두려워한다. 최근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공격이 격화되고 있다.
올해 7월 24일,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에서 “여러분의 지원으로, 우리는 가자에서 과업을 수행했다. 여러분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과 무기가 필요하다. 도와달라.”라고 연설했고, 50분 연설에 50번 이상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28일, 네타냐후가 가자 지상전을 시작하면서 내놓은 성명에서 “1948년 전쟁 이후, 제2차 독립전쟁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이것은 우리의 사명이며, 나의 사명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인들에게 앞으로 진행될 길고 힘든 공세에 대비하라고 요구했다. 이 성명이 의미하는 바는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 및 서안 공격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1948년 이후 계속된 팔레스타인 땅 점령 및 원주민 축출 정책의 일환이라 것이다.
사실, 이렇게 엄청난 인도주의적인 재앙을 초래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 및 서안 공격은 영국 팔레스타인 위임통치 시절부터 이스라엘 건국 이후 현재까지, 장기 지속적으로 외국인 유대인들을 팔레스타인으로 이주시키면서 원주민들을 배제하고 축출하는 국제시온주의자들이 기획한 불공정한 구조에서 비롯되었다.
1920년 영국시온주의자연맹 의장 와이즈만(이스라엘 초대 대통령)은 “내가 파리평화회의에서 말한 것은 ‘영국이 영국인의 것이고, 미국이 미국인의 것인 것처럼, 팔레스타인은 유대인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 팔레스타인은 유대인의 국가다.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는 ‘땅과 그 땅 위에 거주하는 주민’이다. 팔레스타인에 6만 명의 유대인이 아닌 50만명의 유대인이 거주하고, 40개의 식민촌(정착촌)이 아니라 200개의 식민촌(정착촌)이 존재한다고 상상해보라. 그 때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문제는 해결될 것이다.”라는 시온주의 정책 지침을 제시했다. 이 지침에 따라 영국위임통치 시기 및 이스라엘 건국 이후 현재까지, 국제시온주의자들은 팔레스타인으로 외국인 유대인을 이주시키고, 정착촌을 확장하면서, 원주민 팔레스타인인들을 배제 및 축출해왔다.
영국위임통치 팔레스타인에서 유대기구 의장 벤구리온은 1920년 창설된 시온주의 무장단체 하가나를 앞세워 원주민 팔레스타인인을 무력화시키고, 축출하는데 앞장섰다. 벤구리온을 포함한 하가나 주요 구성원들 대부분은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 소속 유대인 군단 출신이었다. 하가나는 영국군과 공조하여 1936~37년 아랍 대반란 등 反시온주의운동을 진압하였다. 1937년 벤구리온은 하가나에게 “영국 철수 이후, 팔레스타인 전역을 장악할 계획을 세우라”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 건국 직후 벤구리온은 하가나를 핵심세력으로 기타 시온주의 무장단체들을 이스라엘 군대로 통합하였다.
1947년 11월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분할안 181호를 결의한 이후, 벤구리온이 주도하는 전쟁으로 1948년 원주민 팔레스타인인 70~90%가 고향에서 축출되었다. 194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국가 이스라엘 창설을 선언하고 초대 총리가 된 벤구리온은 1948년 7월 18일 일기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절대로 귀환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인들은 죽고, 청년들은 잊을 것이다.”라고 팔레스타인인들 영구 축출 및 땅 강탈을 의미하는 유명한 주장을 폈다.
이러한 벤구리온의 주장은 오늘날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책에서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22일 이스라엘 의회는 3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UNRWA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체성을 유지 및 강화시키고, 팔레스타인 귀환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붕괴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올해 1월, UNRWA 전체 기부금의 약 30%를 부담하는 미국이 기부 중단을 선언했다. 따라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기본 구조는 내부 동력을 무력화하는 영국 및 국제연맹과 미국 및 유엔 등 외부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한 결과 창출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것은 유엔 및 국제사회가 이 분쟁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13일, 이스라엘 정보부는 중요한 전쟁 기획, 「정책문서: 가자 민간인에 관한 정책 옵션」을 내놓았다. 이 기획은 옵션A, 옵션B 및 가장 가능성 있는 정책으로 옵션C를 내놓았다. 옵션C는 “1단계: 가자지구의 주민을 남쪽으로 이동, 공군 공격은 북부에 집중. 2단계: 지상 작전 시작 북쪽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가자지구 전체 점령, 하마스 전사들의 지하벙커 일소, 가자지구 점령과 동시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집트 영토로 축출시켜 영구적으로 가자지구로 돌아올 수 없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마스의 공격 일주일 만에 나온, 매우 구체적인 이 문서가 급조되었다기보다는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기획한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위 보고서와 유사하게 지난해 10월 17일, 이스라엘 국가안보 및 시온주의 전략 연구소는 가자지구의 완전한 인종청소를 기획한 보고서, <가자지구 전체 주민의 이집트 재정착 및 최종 재활 계획: 이집트 정부와 협력하여 가자지구 주민 전체를 재정착 시킬 수 있는 단 한 번의 매우 드문 기회>에서 “현재 이집트에는 빈 아파트가 많아 가자지구 전체 인구를 즉시 수용할 수 있음. 이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전체 비용은 이스라엘 GDP의 1%에서 1.5%(약 50억~80억 달러), 경제적 효과는 엘 시시 정권에게 엄청나고 즉각적인 혜택 제공. 이는 가자지구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성격임. 가자지구 토지조건은 텔아비브지역과 유사하여, 미래에는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 텔아비브 지역은 이집트 국경까지 확장될 것”을 제시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재빠르게 내놓은 구체적 내용을 포함한 매우 정교한 전쟁 기획 문서들을 볼 때, 이번 가자 공격은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 공격이라기보다는 팔레스타인 땅 점령과 원주민 축출을 위하여 장기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시온주의자들의 전쟁 기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울고 싶은 네타냐후의 뺨을 때린 것인가?
(이 연재는 공공선 거버넌스(원장 강치원)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편집자)
[홍미정 단국대 교수(아시아 중동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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