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몽'·'12번째 보조사제'·'그녀를 지우는 시간', 여름맛 호러전 '무비스파크' [ST현장]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한 여름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앉아서 즐기는 영화 공원이 개장됐다. '여름=호러 영화' 공식이 성사됐다.
2일 저녁 7시 30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네버마인드: 아트라운지에서 '네버마인드 썸머 페스타: 무비스파크 필름 페스티벌'(이하 '무비스파크', 배급 센트럴파크) 2주차 호러전이 진행됐다.
이날 진행된 '무비스파크' 2주차 호러전에서는 '매몽'(영제 Deal, 연출 박강·2019) '12번째 보조사제'(연출 장재현·2014) '그녀를 지우는 시간'(연출 홍성윤·2020)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이날 스페셜 큐레이터를 맡은 형슬우 감독은 "독립 단편 영화들을 볼 기회들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네버마인드 아트라운지 윤상진 대표님께서 '이런 걸 열어주면 어떻겠냐'고 해서 '옳다구나' 덥썩 물어서 배급사 센트럴파크와 구성하게 된 시간"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행사총괄을 맡은 유다솔 씨는 "공포 영화를 한 편 정도는 봐 줘야 여름을 보냈다고 생각하시지 않겠냐"고 호러전의 시작을 알렸다.
약 1시간 30분에 걸친 상영이 끝난 뒤 진행된 GV에선 '매몽' 박강 감독과 '그녀를 지우는 시간' 배우 차서원이 참석해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모더레이터는 배우 이노아가 맡았다.
박강 감독은 "예전에 다른 작품들을 봤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됐다. '그녀를 지우는 시간'을 보면서 자기반성을 했다. 서현우가 했던 말 중에 '나도 편집실에서 저런 얘길 했던 것 같던데'라고 하더라"고 공감했다.
이어 차서원은 "제가 나오는 작품을 보는 건 부끄럽다. 이번에 '매몽'을 보면서 '그녀를 지우는 시간'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처럼 '수미상관'이 인상적이었다. 흡입력있는 영화였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매몽'은 고등학교 수영부 준호(장유상)가 대표 선발 준비 중 악몽을 꾸기 시작하면서 슬럼프에 빠지며 시작된다. 악몽을 꾼 어느 날, 준호는 라이벌 철우(송덕호)에게 꿈을 사고 판 이야기를 듣게 되고, 꿈을 사고 팔아주는 선미를 찾아간다.
이에 대해 박강 감독은 "미신이라는 판타지가 현실에 들어와 있는 것들이 영화와 닮았다고 생각해서 관심있게 생각해왔다. 주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런 분위기를 쓸 수 없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작품 구상 계기를 밝혔다.
'그녀를 지우는 시간'은 수연(박수연)이 동아리 선배 태준(차서원)을 짝사랑하던 중, 졸업을 앞두고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알리겠다고 다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멜로/로맨스 가면을 쓴 공포, 코미디 장르다.
차서원은 "저는 홍성윤 감독님이 로맨스 영화 주인공 찾고 계시다고 해서 출연했었다. 저를 캐스팅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근데 대본을 받고 보니까 제가 생각한 장르와 달라서 연출 저의가 궁금하다"고 농담했다. 이어 "촬영한 지 5년이 넘었다. 제작 기간이 3년 정도였다. 정신없이 낚여서 촬영한 것 같다. 결과물을 보고 나선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또한 차서원은 "로맨스 연기는 톤을 잡기 어렵다. 어떻게 공포와 로맨스가 혼합되어야 하는지 고민했다. 감독님은 말의 톤을 느리게, 일본 로맨스 청춘 영화 남자 주인공처럼 연기해달라 하셨다. 그렇게 연기했더니 말을 두 배, 세 배 더 느리게 해달라고 하셨다. 사실 어떻게 나올지 걱정을 많이 했다. 믿고 가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완성본을 보니) 톤이 공포와 딱 맞는 로맨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강 감독은 "단편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제 영화를 틀고 볼 수 있는 시간도 없다. 와 주셔서 감사하다. 더 재밌는 시나리오를 써서 다음 작품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차서원은 "군대 전역했는데 아직 주변에서 제가 전역했는지 잘 모르신다. 제 전역을 알리는 자리가 된 것 같다"며 "공포와 로맨스를 동시에 한 작품에서 만난 배우들이 많지 않을거다. 다음에 공포, 로맨스 작품 맡겨주시면 제가 하겠다. 좋은 기회 있으시면 연락 달라"고 덧붙였다.
'네버마인드 썸머 페스타: 무비스파크 필름 페스티벌'은 7월 26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영화 행사로, '휴가전', '호러전', '멜로전'과 더불어 맹활약하는 영화 오타쿠를 모은 '덕후전', 떠오르는 스타들을 소개하는 '라이징전', 맹활약한 스태프를 조명하는 '스태프전', 미쟝센 단편 영화제 화제작을 주목하는 '장르전' 등 프로그램이 매주 펼쳐진다.
9일부터 진행되는 3주차 '멜로전'에선 '북극성'(연출 염승민·2021) '겹겹이 여름'(연출 백시원·2022) '우리의 낮과 밤'(연출 김소형·2020) 상영이 진행되며, GV에선 염승민 감독, 백시원 감독, 김소형 감독이 참석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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