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만 191건..'음주 뺑소니' 김호중 팬덤 호위는 막강하다[★FOCUS]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김호중을 향한 일부 팬덤의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 탄원서만 무려 191건에 달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단독은 19일 김호중의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 2번째 공판기일을 열 예정이다. 김호중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되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범인도피교사, 증거인멸교사 혐의, 생각엔터엔먼트 본부장 전씨는 범인도피교사, 증거인멸,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 매니저 장씨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범인 도피, 증거인멸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김호중은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도주 직후 김호중은 생각엔터테인먼트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 인근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가 17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했으며 그 사이 장씨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했다. 하지만 김호중은 차량 소유주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 끝에 뒤늦게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애초 음주 운전은 부인했으나, 사고 열흘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하며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이후 김호중은 6월 18일 구속 기소됐으며 여러 혐의 중 위드마크 공식으로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번 공판은 김호중의 혐의 인정 여부가 처음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방향에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앞서 이광득 대표 등 3명이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문 등을 제출한 반면 김호중은 반성문 없이 "아직 사건기록을 열람, 등사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보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음주운전을 인정한 만큼 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최대한 형량을 낮추기 위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6월 18일 사건 접수 이후 지난 7월 25일까지 제출된 개인 탄원서는 191건에 달했다. 대체적으로 김호중을 지지하는 팬덤이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과정에서 노숙자 보호시설 관계자가 김호중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고 여기에 김호중이 이번 사건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노숙자들을 위해 기부금을 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김호중 측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5월 서울역 노숙인 보호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 법인에 1500만 원을 기부했다. 김호중은 당시 한 교회를 통해 노숙인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호중은 "봉사를 못해 죄송하다"라며 해당 법인 측에 250여 명의 노숙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비용과 운영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공판에서만 보더라도 김호중의 지지자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취재진보다 더 많은 팬들이 현장과 법정을 찾았고 구치소 수감 중인 김호중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등장하자 방청석에서 이를 보고 있던 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심지어 김호중 모친으로 잘못 알려진 한 팬은 "우리 애가 잘못한 거 맞다.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열하기도 했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부 행위는 재판부가 정상 참작할 여지가 있다. 동종 범죄의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 정도가 경미한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00건에 달하는 탄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팬들의 탄원서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계속 제출될 가능성도 높다.)
19일 김호중의 빠른 혐의 인정과 함께 재판 종결에 속도가 붙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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