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구라모토, 25년째 내한콘서트…여고생이 엄마 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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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콘서트에 왔던 여고생이 엄마가 돼 2달 전 공연에서 손편지와 꽃다발을 들고 왔어요. 첫 투어를 할 때는 대체로 20대 분들이 공연장에 와 주셨는데, 지금은 꼬마 아이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정말 다양합니다. 사인회를 하다보면 '어머니가 팬이어서 듣다보니 나도 좋아졌다'는 이들이 많아요. 한국 분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1999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콘서트를 연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73)는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짐 없이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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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곡 소개, 한글로 필기도
"내 음악, 클래식도 대중음악도 아닌 그 언저리"
알고보니 공학도 출신…70대에도 왕성한 활동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25년 전 콘서트에 왔던 여고생이 엄마가 돼 2달 전 공연에서 손편지와 꽃다발을 들고 왔어요. 첫 투어를 할 때는 대체로 20대 분들이 공연장에 와 주셨는데, 지금은 꼬마 아이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정말 다양합니다. 사인회를 하다보면 '어머니가 팬이어서 듣다보니 나도 좋아졌다'는 이들이 많아요. 한국 분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1999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콘서트를 연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73)는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짐 없이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오는 9월6일에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파크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JTBC 팬텀싱어4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포르테나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국 팬들의 먼저 그의 음악에 감동했고, 사랑해 주는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유키 구라모토도 한국을 자주 찾는다. 이제 콘서트에서 한국어로 곡 소개를 하는가 하면 제법 또박또박한 한글로 필기를 하기도 한다.
"들을 땐 모르는 것도 많지만 읽으면 이해를 꽤 하는 편입니다. 자꾸 말하다 보니 이제는 길게도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한국분들이 친절하셔서 조금만 한국어로 얘기해도 잘 한다고 하시는데, 25년이나 왔는데도 한국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사과하고 싶네요."
대중들은 유키 구라모토가 보여주는 음악의 장르를 '이지 리스닝'으로 분류하곤 한다. 그야말로 들으면 편안한 음악, 누가 들어도 쉬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유키 구라모토는 "내 음악 장르는 클래식도 아니고 대중음악도 아닌 그 언저리"라며 "들을 때 편안한 음악을 지향하지만 음악을 만들 때는 제대로 만들려고 한다. 한국 분들이 이를 알아채는 '좋은 귀'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흔히 '유키 구라모토의 곡' 하면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는 음악을 떠올리기 쉽지만 드라마 OST 등을 위해 오케스트라곡도 여러 곡 작곡했다. 그가 저작권협회에 등록한 곡은 350여 곡이나 된다.
그는 "등록이 된 곡은 약 350곡이지만 만들어 놓고 공개하지 않은 곡들도 있다"며 "미발표 작품 중 예전에 녹음해서 음질상 문제가 있는 곡들은 재녹음을 해서 더 멋진 음향으로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키 구라모토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도쿄공업대학에서 응용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공학도였다. 대학 시절에 생활비를 벌고자 어릴때 배운 피아노로 라운지바나 재즈클럽에서 연주를 했던 것이 70세가 넘은 지금까지 현업 연주자로 활동하는 밑바탕이 됐다. 지도교수가 박사과정을 제안했지만 그는 전업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갑자기 집안 사정이 나빠져서 피아노와 집이 사라졌어요. 유복한 가정이 아니어서 음대를 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집안이 어렵지 않았다면 음대에 진학했겠느냐고요? 그렇다 해도 클래식은 생각 못 하지 않았을까요? 18살에 도쿄에 상경해 처음으로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알게됐거든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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