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대견하다"…김원호의 銀에 엄마 길영아의 눈물[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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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의 엄마인 길영아(54) 삼성생명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간) 결승 경기가 끝난 후 뉴스1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길 감독은 "어릴 때부터 (김)원호는 항상 '우리 엄마가 평범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때 나는 '배드민턴계에서는 길영아의 아들로 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며 "그런데 아들의 기사를 보니 '어릴 때부터 얼마나 마음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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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정나은, 16년 만에 혼합복식 메달 획득
(파리=뉴스1) 문대현 기자 = "4강전 때 (김)원호가 구토하는 모습을 위에서 보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펑펑 울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의 엄마인 길영아(54) 삼성생명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간) 결승 경기가 끝난 후 뉴스1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소 경기를 볼 때만큼은 누구보다 객관적인 인물이지만, 아들의 경기 앞에서는 여느 평범한 엄마와 다를 바 없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2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패배,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혼합복식에서 나온 메달이다.
여기까지 온 과정이 극적이었다. 예선에서 1승2패로 탈락 위기였지만 프랑스, 인도네시아보다 게임 득실에서 앞서 겨우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을 뚫고 4강에서는 대표팀 선배이자 세계 2위인 서승재-채유정을 만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비록 결승에서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
이로써 김원호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길 감독과 함께 한국 스포츠계 사상 첫 '모자(母子)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김원호에게 어머니와 함께 메달리스트가 된 소감을 묻자 "이제 내가 '길영아의 아들'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야 엄마의 후광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였다.
길 감독에게 이 말을 전하자 이미 인터뷰 기사를 통해 내용을 알고 있었다.
길 감독은 "어릴 때부터 (김)원호는 항상 '우리 엄마가 평범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때 나는 '배드민턴계에서는 길영아의 아들로 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며 "그런데 아들의 기사를 보니 '어릴 때부터 얼마나 마음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김원호의 엄마이자 안세영, 김가은 등 대표 선수들의 지도자이기도 한 길 감독은 대회 개막 이후 파리로 와 경기를 보고 있다.
김원호는 예선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진 뒤 길 감독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정쓰웨이-황야충이 함께 있는 조에서 인도네시아에 먼저 지면서 예선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길 감독은 "1차전 후 나 역시 8강이 어렵겠다고 봤다. 그런데 아들의 문자를 보니 짠한 마음에 울컥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늘이 도왔다"고 전했다.
길 감독이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경기는 4강이었다. 당시 김원호는 모든 힘을 쏟아 코트에서 구토했다.
길 감독은 "나도 선수를 해봤기에 어떤 상황에서 구토를 하는지 안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 관중석 꼭대기에서 많이 울었다"며 "그동안 (서)승재나 (채)유정이 등 다른 선수들의 노력도 알고 있었기에 아들이 이겼다고 마냥 기뻐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따뜻한 엄마'의 입장에서 얘기하던 길 감독은 아들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자 '엄한 지도자'로 변했다. 조언을 구하자 '절대 겸손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길 감독은 "아들이 올림픽 2위를 해서 정말 대견하고 기분이 좋다. 그러나 오래 선수 생활을 하려면 거만해져선 안 된다. 잠깐의 휴식으로 심신을 달랜 후 4년 뒤 있을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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