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재명 “조두순 떠오르는 빌런? 부담NO·배우의 숙명”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8.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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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 役
“난 연기 재능 없는 배우...노력·운 덕분”
희대의 흉악범으로 돌아온 배우 유재명. 사진 I 디즈니플러스
한결같이 겸손하고, 진지하며, 치열하다. 역대급 빌런으로 압도적 열연을 펼친 배우 유재명(51)이다.

지난달 31일 디즈니+,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된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극본 이수진, 연출 최국희)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 분)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 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미스터리 시리즈 드라마. ‘최악의 악’ 빌런을 연기한 유재명을 비롯해 조지웅, 김무열, 염정아, 성유빈, 허광한, 이광수, 김성철 등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악역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그건 직업적 운명”이라고 운을 뗀 유재명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역할, 저 역할을 다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무사히 완주했을 때 안도의 한숨을 쉬고, 또 다음 작품을 하는 게 숙명”이라며 웃었다.

“김국호는 악마성을 갖고 있는데 정말 살고 싶은 인물이에요. 수감 생활을 통해 죗값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출소 후 새로운 삶을 꿈꾸죠. 그런데 13년 만에 철문이 열려 나왔을 때, 사람들의 ‘너는 쓰레기야’라는 시선과 쏟아지는 욕, 날아오는 계란...저 사람들을 과연 어떻게 바라볼 건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한 지문의 묘사가 와닿았어요. 그래서 해보겠다고 했죠.”

희대의 흉악범으로 돌아온 배우 유재명. 사진 I 디즈니플러스
김국한의 캐릭터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실제로 모티브가 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출소하자마자 200억 짜리 공개살인청부가 목에 걸리게 되고 그것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생사의 순간에서 살아남고자 애를 쓴다. 현실과 공존하고 있다는, 상징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조두순 사건 모티브는) 충분히 느낄만 하고 극적 상상력을 통해 잘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연기하면서 관객들의 태도를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나만 나쁜 사람이야?’ ‘내가 더 나쁜 사람이야?’ ‘정치하는 애가, 아니면 쟤가? 누가 더 나쁜 사람이야?’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하면서 다 끝났을 땐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체 어떤 세상이지?’라는 지점까지 닿길 바랐죠.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 출구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바라보며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어요.”

극 중 조진웅은 ‘김국호’를 보호해야 하는 경찰 ‘백중식’으로, 김무열은 김국호의 법적 대리인을 맡은 변호사 ‘이상봉’으로 각각 분했다. 염정아는 김국호를 이용해 정치 생명을 이어가려는 야망가, 호산시장 ‘안명자’를 연기했다. 흉악범의 아들이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서동하’는 성유빈이, 한국에 온 킬러 ‘미스터 스마일’은 허광한, 큰돈을 노리는 도축업자 ‘윤창재’는 이광수, 대형 교회 목사 ‘성준우’는 김성철이 각각 맡아 뜨거움 그 이상의 미친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

유재명은 “다 아는 배우들인데 한 명 한 명 정말이지 놀라웠다”며 감탄했다. “첫 리딩 때였나? 염정아 선배의 처음 보는 모습에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이렇게 연기 잘했어?’ 싶을 정도로 압도적이었죠. 다른 배우들도 물론 말해 뭐해요.(웃음) 너무 좋은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는데 기가 막히더라고요. 작품의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이 분들의 연기가 다 빛을 발하길 바랄 뿐이에요. 그것 말고 제가 바랄 게 뭐가 있겠어요? 하하”

희대의 흉악범으로 돌아온 배우 유재명. 사진 I 디즈니플러스
힘들었던 만큼 행복했고, 그만큼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단다. 그렇게 반복하길 수십년째다. 새삼 삶의 일부가 된, 아니 삶 그자체가 된 ‘연기’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그다.

유재명은 “스무살 때 처음 연극이란 걸 접하고 눈떠보니 지금 나이”라며 “왜 그렇게 이 일에 매진하고 모든 것인양 살았는지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재능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고는 “운명적인 순간이 몇 번 있었고, 그 빛을 따라 이 길을 걸으며 운도 좋았고...물론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로 계속 연기할 수 있도록 해준 ‘비밀의 숲’ ‘이태원 클라스’ 등 여러 고마운 작품, 캐릭터들이 있었고, 감사한 인연들이 있었다.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다 소중해요. 이번 작품은 특히 더 그렇고요. 무수히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업계 지각변동이 되고 있는 시기인데, 저희 작품이 단순히 스펙터클한 범죄스릴러로만 남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민과 직업적인 역할로 이 세상이 이런 구조이고, 이 구조 안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각자 욕망으로 사투를 벌이는, 그 안의 여러 이야기들을 함께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 의미를 함께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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