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더 힘들어져”… 가스요금 인상에 소상공인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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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병점동에서 5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53)는 요즘 깊은 시름에 잠겼다.
13년째 수원시 인계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한 오모씨(65)도 같은 고민에 빠졌다.
3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6.8% 인상됐다.
지난 9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발표한 경기도 소상공인 5년 생존율도 2019년 60.8%에서 지난해 44.3%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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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병점동에서 5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53)는 요즘 깊은 시름에 잠겼다. 이달부터 가스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한씨의 주방에 가스가 켜지는 시간은 매일 12시간. 육수를 끓이고 음식을 만드는 모든 순간 가스가 필요하다. 5년 전 처음 가게를 차렸을 당시 30만원도 채 되지 않았던 가스요금이 이미 지난달 100만원을 넘긴 데다 이달 가스요금이 오르며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씨는 “가스비가 부담되지만 이를 줄일 방법은 음식을 팔지 않는 것뿐”이라며 “경기는 안 좋은데 고정비 부담만 늘어가니 폐업까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13년째 수원시 인계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한 오모씨(65)도 같은 고민에 빠졌다. 오른 가스비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매출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최근 손님이 줄어 매출마저 급락한 탓이다. 그는 “일도 힘들고 돈도 안 되는 장사를 접고 싶지만, 나이와 폐업 비용을 생각하면 그만두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3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6.8% 인상됐다. 음식점과 목욕탕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영업용) 도매 요금은 MJ(메가줄)당 1.30원 올랐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정부는 물가 등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가스요금 인상을 유보했으나,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 1분기 기준 14조1천99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부는 공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요식업장의 경우 가스는 필수 요소인데, 코로나19 때부터 쌓여온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줄어든 매출에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더해지며 고정비 지급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발표한 경기도 소상공인 5년 생존율도 2019년 60.8%에서 지난해 44.3%로 하락했다. 과반의 점포가 5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다.
이에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 경제 활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경기도 소상공인들은 금융난으로 어렵게 폐업을 결정하거나 하루하루를 버티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책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요금 인상 시에는 조건과 상황을 따져야 하는데, 지금은 조건은 맞으나 영리활동에 따른 매출이 줄어 다수의 영세 상인이 오른 요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파제 역할의 정부가 가스비 지원책 폭을 넓히는 것도 어려움을 더는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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