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갚을 돈 늘고 실적 위축…반대주주 '촉각'
합병 후 추가 채무 ‘3조+α’
주매청 한도 8000억, 매수가 밑도는 주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을 위한 주주명부를 확정했다. 최대 걸림돌이던 SK E&S 재무적투자자(FI)와 협상도 급물살을 타면서 합병 첫 관문도 넘어섰다. 그러나 FI에 갚을 돈이 증가하고 2분기 실적은 위축되면서 주가 흐름에 시장 이목이 쏠린다. 주가는 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의 핵심 과제로 반대주주 설득이 지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보통주는 합병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달 17일부터 주주명부를 확정한 이달 1일까지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1일 종가는 10만7200원으로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할 경우 회사에 팔 수 있는 가격 11만1943원을 하회하고 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우선주도 8만7000원애서 7만9800원으로 약 8% 낮아졌다. 우선주 시가도 매수청구가 8만6326원에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에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이달 12일부터 26일까지 합병 반대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어 매수청구권은 27일부터 9월19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비상장사인 SK E&S의 경우 SK㈜의 주식 소유 비율이 90%로 반대주주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나머지 10%는 미래에셋증권이 보유 중인데 이는 SK와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기반한 지분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개연성은 낮다.
따라서 주식매수청구권은 SK이노베이션 주주에서만 나올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4%로 주식 분산도가 높아 안심할 수는 없다. 양사가 설정한 매수 한도 금액 총 8000억원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 보통주 약 7.5%에 대응할 수 있다. 반대주주 비중이 이를 넘어가면 합병 전략에 변화는 불가피하다.
주주들은 합병 후 득실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릴 전망이다. 최대 걸림돌은 FI와의 계약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 합병에 앞서 전제 조건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소멸을 설정했다. 해당 RCPS는 SK E&S가 발행한 것으로 미상환 잔액은 3조1350억원, 전량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 중이다.
KKR은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합병되면 계약 조건이 변경되므로 즉각 현금이나 현물로 RCPS 상환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SK 측은 상환 부담을 피하기 위해 SK E&S의 RCPS를 ‘합병 후 SK이노베이션’으로 승계하는 방향으로 KKR을 설득했다.
KKR은 투자 자산 변경 리스크를 감내하는 대신 상향된 수익률 조건을 끌어냈다. 계약 조건 가운데 ▷연간 투자 원금의 3.99% 배당 ▷조기상환이자 연 복리 9.9% ▷SK E&S 도시가스 자회사 7곳 현물 상환 등은 기존과 대동소이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조건은 2조4000억원어치 RCPS에 대해 상환 시 보장수익률이 기존 연 복리 7.5%에서 9.9%로 240bp 상향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올해 사업연도의 경우 KKR의 RCPS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한 지분율로 중간배당을 지급 받는 조항도 추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지만 KKR의 배당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KKR은 계약 조건에 따라 연간 3100억원가량 이자, 1300억원 안팎의 배당금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합병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3조1350억원 규모의 RCPS의 원금은 물론 FI 분배금 지불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자회사 SK온의 배터리사업 투자와 고정비 지출은 지속되고 있으며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올 2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으로 주주를 설득하는 과제에 당면했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27일 예정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 이후 2030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목표치로 20조원을 제시했다. 양사의 작년 말 연결기준 EBITDA는 각각 3조3168억원, 1조8628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약 5조원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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