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생선전문 "신선도가 생명"…제주서만 맛보는 '이 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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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특색이 담긴 향토음식과 전통 식문화가 있다.
별다른 재료 없이 생선과 몇 가지 채소만 넣어 맑은 국물에 끓여내는 음식이다 보니 신선도가 생명이다.
제주도 지정 향토음식점 '복희네각재기국'이다.
그는 "손님들이 옥돔국을 하라고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 단가가 높아도 준비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거창한 비전은 크게 없지만, 향토음식점인 만큼 이 선에서 신선함과 깔끔한 맛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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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자리·겨울엔 방어도…"맛 그대로 유지할 것"
[편집자주] 지역마다 특색이 담긴 향토음식과 전통 식문화가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토요일마다 도가 지정한 향토음식점과 향토음식의 명맥을 잇는 명인과 장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향토일(鄕土日)이라는 문패는 토요일마다 향토음식점을 소개한다는 뜻이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사면이 바다인 제주는 언제나 고기보단 생선과 가까웠다. 그래서 예로부터 육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선국'이 발달했다.
흔히 아는 갈치부터 옥돔, 멜(멸치의 제주어), 각재기(전갱이의 제주어)까지 재료도 다양하다. 별다른 재료 없이 생선과 몇 가지 채소만 넣어 맑은 국물에 끓여내는 음식이다 보니 신선도가 생명이다. 신선하지 않으면 비린 맛을 잡을 수 없어서다.
제주 도심에는 40년간 신선한 생선만 취급해 온 베테랑이 문을 연 식당이 있다. 제주도 지정 향토음식점 '복희네각재기국'이다.
종합청사 인근, 주택가에 자리하지만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 앞 식당처럼 제철 생선메뉴가 즐비하다.
나복희 대표는 40년간 생선중매부터 수산물 가공공장까지 운영한 '전문가'다. 4년 전 "예전엔 버려지던 각재기로 상품을 한 번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고 식당 문을 열었다.
업계에 뼈가 굵다 보니 식당 주재료의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다.
나 대표는 "좋은 생선이 들어왔다는 연락이 오면 한림, 모슬포, 성산포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며 "오래 일을 했다 보니 신선함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각재기국은 맑은 물에 각재기와 배추, 무 등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면 끝이지만, 이 집엔 특별한 비법육수가 있다.
잔가시가 많은 각재기 특성과 비린내가 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도 나오지만, 신선함과 육수 맛 덕인지 70% 이상의 재방문율을 보인다. 손님 10번 중 7명은 2번 이상 가게를 찾은, 말 그대로 '단골장사'인 셈이다.
그래서 식당리뷰에는 '도민 맛집', '현지인 맛집'이라는 평이 항상 따라붙는다.
각재기국과 조리 방법이 흡사한 멜국도 함께 판다. 또 여름이면 자리, 겨울이면 방어를 낸다. 이 계절엔 자리물회부터 자리강회, 자리무침, 자리구이까지 다양한 자리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식당 이름에 각재기국이 들어가다 보니 번외메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 손님 절반은 자리, 또 절반은 각재기국이나 멜국을 선택한다.
향토음식점의 매력 중 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추억을 손주세대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 대표는 "할머니와 항상 같이 오는 대여섯살쯤 되는 남자아이가 전날 라면을 먹었다기에 '라면이 맛있어? 밥이 맛있어?' 물으니 '각재기국이 맛있어요!'라고 답해 손님들과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며 "그렇게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아주시니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옥돔국을 하라고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 단가가 높아도 준비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거창한 비전은 크게 없지만, 향토음식점인 만큼 이 선에서 신선함과 깔끔한 맛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이 기사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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