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한국은 양궁을 잘하나" 외신 기자도 궁금증 폭발, '고구려' 단어까지 기자회견장서 나왔다 [파리 현장]
김우진-임시현 조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앵발리드에서 펼쳐진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미셸 크로펜-플로리안 운루 조의 독일을 6-0(38-36, 38-35, 36-35)으로 물리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김우진은 남자 단체전, 임시현은 여자 단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이번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품에 안으면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휩쓴 오상욱에 이어 한국 선수 2, 3번째 2관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한국 양궁은 늘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과거에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줬다. 비록 최근 한국 양궁 지도자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실력 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 양궁의 아성은 무너질 줄 모르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에 성공했으며, 남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 3연패 위업을 쌓았다.
그리고 이날 양궁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양궁 혼성전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김제덕(예천군청)-안산(광주여대)으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은 1세트 처음에 임시현이 8점을 쐈으나, 이후 내리 10점 3방씩 명중시키며 38-35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도 한국은 계속해서 높은 점수를 얻어냈다. 반면 독일은 좀처럼 10점 과녁을 맞추지 못했다. 2세트에서도 독일은 10점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35점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독일보다 1점 많은 36점을 마크하며 2세트도 가져갔다.
이어진 3세트. 바람이 점점 거세진 가운데, 크로펜이 8점을 먼저 쏜 뒤 운루가 10점을 명중시켰다. 이날 첫 독일의 10점이었다. 한국은 8점, 9점을 차례로 쐈다. 17-18로 한국이 1점 뒤진 상황. 이어 독일이 7점과 10점을 차례로 쐈다. 다음 순서는 한국. 임시현이 9점을 쐈고, 김우진이 10점을 명중시키며 2연패 및 2관왕에 성공했다.
더불어 김우진은 역대 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 총 4개(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 금 1개, 2020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 1개)를 따내며, 김수녕(양국)과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틑랙)와 함께 동·하계 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의 기세를 이어가며 한국 양궁 여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한국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 현장에서 한 외신 기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인도의 사진 기자인 엘 사마이였다. 그는 앵발리드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한국 양궁이 도대체 잘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질문을 해왔다. 인도는 이날 한국과 4강전에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미국에 2-6으로 패하며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런 인도 취재진의 눈에 한국 양궁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느껴진 듯했다. 엘 사마이 기자는 한국 양궁에 궁금한 게 많은 듯 "한국 선수들은 양궁을 언제부터 배우는가. 선수들이 그렇게 많은가. 또 어떻게 선발하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해왔다.
이어 김우진은 "또 협회가 공정하게 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깨끗해서 그런 것(잘하는 것) 같다. 또 양궁협회장님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주신다. 어떻게 하면 양궁이 세계 정상 자리를 늘 지킬 수 있을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기에, 계속해서 세계 정상 자리를 지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한국 양궁의 메달 행진이 끝난 건 아니다. 남자 및 여자 개인전이 남아 있다. 한국은 전관왕에 도전한다. 이 중 김우진과 임시현은 3관왕을 노리고 있다. 여자부가 4일, 남자부가 5일에 각각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과연 한국 양궁이 나머지 메달도 싹쓸이할 수 있을 것인가.
앵발리드(파리)=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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