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자 중심 무역정책 필요”… 트럼프 통상정책 ‘키맨’ 역설

김용출 2024. 8.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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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선됐을 때 영입 일순위 중 한 명이 바로 밥 라이트하이저라오. 그는 권위자였고, 최고의 무역 협상가로서 전 세계에서 모두가 존경하는 경력과 명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그는 명성을 충분히 보여줬어요."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재설정하고 노동자 중심의 무역정책을 추구했는지를,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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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이라는 환상/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이현정 옮김/ 마르코폴로/ 3만2500원

“내가 당선됐을 때 영입 일순위 중 한 명이 바로 밥 라이트하이저라오. 그는 권위자였고, 최고의 무역 협상가로서 전 세계에서 모두가 존경하는 경력과 명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그는 명성을 충분히 보여줬어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20년 5월 내각회의에서 계획된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가 격찬한 이는 바로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였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이현정 옮김/ 마르코폴로/ 3만2500원
30년 넘게 국제무대에서 무역변호사로 활동해 온 그는 레이건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서도 미국 통상정책의 조타수 역할을 해왔다. 국제무역 시스템 회의론자로 알려진 그는 상대방을 직설적으로 위협해 힘을 빼놓는 다음 거래를 성사시키는 스타일.

올해 11월 트럼프 제2기 행정부가 탄생한다면 비서실장 또는 재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될 정도로 ‘트럼프 통상정책의 키맨’이라 불리는 저자는 지난해 출간된 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문제의식과 함께 실제 추진된 정책 내용을 공개했다.

저자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허용과 북미자유무역협정(NZFTA) 비준, 최혜국대우원칙 부여 등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이뤄진 미국 무역정책이 미국 노동자계층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WTO가 실패하는 과정 등을 포함해 트럼프 정부의 노선 변경을 뒷받침했던 실증 사례나 데이터를 제시해 무역정책에 대한 대중의 시각 교정을 시도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재설정하고 노동자 중심의 무역정책을 추구했는지를,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를 설명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자유무역 정책을 공격했던 저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정책의 목표를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에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중국 의존성의 위험을 일깨우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책에는 한국 정부와의 협상 과정이나 내용도 담겼다. 즉, 미국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는데도 한국은 매년 막대한 무역흑자를 가져간다는 사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나, 저자가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수정하기 위해서 협상한 경위와 결과도 담겨 있다.

저자는 미국 무역정책이 최우선적으로 미국 노동계급의 가정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이윤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목표는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노동자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하고도 실질적인 방법은 미국 제조업 부문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책 헌사에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어떤 무역정책을 펼칠지 미리 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보라”, “내 캠프에서 일하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이미 트럼프 캠프에서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미국 대선을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책이 분명해 보인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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