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북한, 4년 전 태풍 '마이삭' 소환…"더 좋은 앞날 반드시 펼쳐진다"

유민주 기자 2024. 8.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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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일대 수해 복구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과거 수해 복구 경험을 상기시키며 "더 좋은 앞날 반드시 펼쳐진다"라고 선전했다.

이는 김 총비서의 '영도력'과 '애민 정신'을 앞세워 이번 수해도 4년 전처럼 다시 복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4년 전처럼 자력으로 수해 복구를 한 뒤 이를 김 총비서의 애민에 따른 성과로 선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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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해 대응·복구 결과 선전하며 주민 동요 사전 차단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년 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함경남도 지역을 직접 찾아 대책 수립에 나섰던 모습을 재조명했다. (조선중앙TV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압록강 일대 수해 복구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과거 수해 복구 경험을 상기시키며 "더 좋은 앞날 반드시 펼쳐진다"라고 선전했다. 대형 재난을 마주한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며 내부 결속에 힘쓰는 모습이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저녁 방송에서 4년 전 북한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에 대처했던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모습을 재조명했다.

사회과학원의 한 간부는 "4년 전 9월 총비서 동지가 큰물(홍수)이 휩쓸고 지나간 자연재해 현장을 돌아보셨다"며 "수천 리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오시어 자연재해 복구 조직을 위한 당중앙위원회 정무국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잠시 휴식도 없이 수도의 당원들에게 자신의 심중을 담은 공개편지를 한자 한자 썼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인민 모두는 그 어떤 자연의 방랑과 횡포한 재난에도 결코 사회주의에 대한 인민의 신념을 꺾을 수 없으며, 총비서 동지께서 계시기에 우리에게는 더 좋은 앞날이 반드시 펼쳐진다는 신념과 확신을 굳게 간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4년 전 북한은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큰 침수 피해를 겪었다. 그해 8월 태풍 8호 '바비'의 영향으로 황해남도에 타격이 있었고, 9월에 연이어 찾아온 태풍 9호 '마이삭'으로 함경남도, 함경북도 등에 홍수피해가 확산됐다. 당시에도 김 총비서는 현지 전용열차에서 정무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신속한 수해 복구를 지시하고, 책임을 물어 함경남도당 책임비서를 전격 경질했다.

북한 보도에 따르면 '마이삭'으로 함경남도 검덕지구에 주택 2000여 세대가 파괴되고 도로, 다리, 철도 등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강원도 원산시에서는 수십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북한은 검덕지구에 매년 5000여 세대씩 총 2만 5000여 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수해 흔적을 지운 검덕지구 복구 성과를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검덕지구에 새 주택이 들어섰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는 김 총비서의 '영도력'과 '애민 정신'을 앞세워 이번 수해도 4년 전처럼 다시 복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내부 결속을 통해 신속한 수해 복구에 주민들을 동원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도 새롭게 조성된 마을과 살림집(주택)들을 화면에 비추며 "자연의 광란이 휩쓸었던 대지에 인민의 보금자리가 연이어 일떠서게 되어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또 각 부문 간부들을 출연시켜 수해 현장을 찾은 김 총비서를 상기시키며 "저런 피해가 있었을 때 내 자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대체 뭘 했나", "김정은 동지가 수해 현장을 간 영상을 보니 죄책감이 들었다" 등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누구나 피해 복구 작업에 일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큰물(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집중 폭우에 의한 재해 현장과 재해 예측지역의 주민 구조 및 대피 사업을 직접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보도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에서 5000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됐고, 4200여명이 구조됐다. 또 이 지역에서 4100여 세대에 달하는 주택과 약 3000정보의 농경지를 비롯해 수많은 시설물·도로·철길들이 침수됐다고 한다.

인명 피해에 대해 북한은 발생 사실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경제 건설에 집중해야 할 주민들 사이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 침수 지역이 넓어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도 사망자가 많게는 1000명 내외에 이를 수 있다는 정황이 있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아울러 정부의 수해물자 지원 제안에도 아무런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4년 전처럼 자력으로 수해 복구를 한 뒤 이를 김 총비서의 애민에 따른 성과로 선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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