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경기침체 우려 진짜일까…'샴의 법칙' 이미 6월부터 하향세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2일(현지시간) 월가 투자자들은 이른바 '샴의 법칙(Sahm Rule)'을 적용해 경기침체를 예단하고 있다. 이는 석달치 실업률 평균이 12개월래 최저치보다 0.5%p 높다면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여기는 내용이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업률은 전월 4.1%에서 비교적 큰 폭인 0.2%p 뛰어오르면서 4.3%까지 상승했다. 올 초 3.7%에 머물던 실업률이 지난 반년 여간 4%대 중반까지 솟아오른 것이다.
샴의 법칙을 적용해 이를 진단해 보면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은 4.133%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12개월래 실업률 최저치는 지난해 7월에 기록된 3.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실업률 상승으로 이 격차가 경기침체를 진단하는 0.5%p를 넘어 0.613%까지 확대된 셈이다.
CNBC는 LPL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 언급을 인용해 "최근 노동 시장의 스냅샷(단면)은 반드시 경기침체가 아닌 어느 정도 침체로 가는 길과 일치한다"며 "이런 초기 경고 신호는 추가적인 증시 약세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실업률이 역사적인 저점대인 3%대를 지나 절대 숫자상으로 4% 초중반에 머물고 있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경제는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을 다분히 흡수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지표 하락에 대한 초기 비관론이 득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경기침체는 실업률이 5~7% 수준으로 치솟았을 때를 의미한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시간급여제인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의 수가 2021년 6월 이후 3년 여만에 34만 6000명 증가한 457만명으로 뛰어올랐다. 취업을 포기한 근로자와 파트타임 일자리로 연명하고 있는 광의의 실업률 지표는 지난 달에 전월비 0.4%나 증가한 7.8%에 달했다. 팬데믹 와중이던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실업률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년(27주) 이상 실업상태인 이들은 지난 월에 154만명으로 2022년 2월 이후 가장 많았다. 노동부가 밝힌 7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세는 11만 4000명에 그쳐 다우존스 전문가 추정치(18만 5000명)의 61%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이 기간에 허리케인 베릴이 텍사스 휴스턴을 중심으로 남부 주요도시에 타격을 입혀 경제에도 악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연재해 피해와 고용보고서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으로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맡았을 뿐이다. 전월 초까지 사상 최고치를 매일 경신해온 나스닥과 S&P 500 지수에는 꾸준히 조정 명분이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미 실업률과 관련한 샴의 법칙은 지난 6월 수치로도 침체로 가는 길을 열어 충족돼 왔다. 여기에 그토록 바라던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오면서 연준이 뻣뻣하던 자세를 고쳐잡고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남용할 정도로 고용과 침체 상황이 내재해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이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하다가 오히려 이미 피봇(Pivot, 긴축완화) 타이밍을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9월 조정은 너무 늦다"며 "연준은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세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맥락에서 경제가 실기의 댓가를 치를 거라고 경고했다. 그는 "9월에 금리인하가 시작되지만 그로 인해 연준은 앞으로 1년간 기준금리를 150bp 가량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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