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투혼' 김원호-정나은, '세계 1위' 중국에 막혀 값진 銀...16년 만의 혼복 메달 따냈다[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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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25, 삼성생명)-정나은(23, 화순군청)이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정시웨이-황야충에 0-2(8-21 11-21)로 패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김원호와 정나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이용대-이효정 혼합복식 금메달, 이효정-이경원 여자복식 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귀중한 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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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김원호(25, 삼성생명)-정나은(23, 화순군청)이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국 배드민턴에 16년 만의 혼합복식 올림픽 은메달을 안겼다.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정시웨이-황야충에 0-2(8-21 11-21)로 패했다.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첫 메달 획득이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김원호와 정나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이용대-이효정 혼합복식 금메달, 이효정-이경원 여자복식 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귀중한 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국 배드민턴은 올림픽 복식 최고 성적이 동메달이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이용대-정재성이 남자 복식에서, 2016년 리우 대회에서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각각 정경은-신승찬, 김소영-공희용이 여자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김원호-정나은 조의 결승행을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둘은 지난해 6월부터 한 조를 이뤘다. 아직 결성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계랭킹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김원호-정나은은 이번 대회 내내 드라마를 썼다. 조별예선서부터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3개 팀 동률 속에서 득실 차로 앞서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둘은 8강에서도 말레이시아 팀을 꺾은 뒤 꿈 같다고 말했다.
김원호-정나은의 꿈은 4강 진출로 끝이 아니었다. 둘은 하루 전 열린 준결승전에서 혈투 끝에 '세계랭킹 2위' 서승재-채유정 조와 집안 대결에서 2-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김원호는 3세트 중반 비닐봉지에 구토를 할 정도로 코트에 모든 걸 쏟아붓는 투혼을 보여줬다.
선배들을 꺾고 결승 무대를 밟은 김원호와 정나은. 하지만 결승 상대는 너무나 강력했다. 정쓰웨이-황야충은 세계 1위답게 초반부터 치고 나갔고, 1게임을 21-8로 크게 이겼다.
김원호와 정나은은 2게임에서 반격을 노려봤지만, 전날 소진한 체력에 발이 무거웠다. 4-3으로 잠깐 앞서나가기도 했으나 7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크게 끌려갔다. 결국 김원호-정나은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완패했던 정쓰웨이-황야충에게 다시 한번 패배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김원호는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과 함께 한국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모자'에 이름을 올렸다. 길영아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여자 복식 동메달,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혼합 복식 금메달과 여자 복식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원호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선 서승재-채유정 조가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일본) 조에 0-2(13-21 29-22)로 패했다. 서승재와 채유정 역시 전날 경기의 여파로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서승재-채유정은 이날도 투혼을 발휘했다. 2게임 들어 서승재가 몸을 아끼지 않고 상대 공격을 받아냈고, 날카로운 공격으로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한국은 18-20으로 매치포인트를 먼저 내준 뒤 20-20 동점을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 서승재-채유정은 20-22로 2게임을 내주면서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경기 후 서승재와 채유정은 방송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얼굴에서는 아쉬움이 숨겨지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채유정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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