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혼성 김우진·임시현 금 명중…김민종 유도 최중량급 사상 첫 은메달
김우진과 임시현은 2일(한국시간)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을 세트 스코어 6-0(38-35, 36-35, 36-35)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남·녀 단체전을 석권한 대표팀은 혼성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 일곱 번째 금메달이다. 혼성전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신설된 종목으로 한국은 2연패에 성공했다.
김우진은 통산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올림픽 사상 금 4개를 따낸 선수는 양궁 김수녕과 사격 진종오 뿐이다. 김우진은 개인전에서 5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우진과 함께 2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올림픽 3관왕을 노린다.
1번 시드를 받은 한국은 16강에서 대만과 4-4로 맞서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슛오프까지 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와의 8강에서도 1세트를 내주며 힘든 경기를 했지만, 4세트에서 ‘텐텐텐텐’을 쏘면서 6-2로 이겼다. 인도와의 준결승 역시 1세트를 졌지만, 2~4세트를 이겨 결승에 올랐다. 대표팀은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싹쓸이에 도전한다. 남녀 6명 전원이 개인전 16강에 올랐다.
‘구토 투혼’ 셔틀콕 김원호·정나은, 값진 은메달
여자 개인전의 임시현,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도 나란히 64강과 32강을 통과했다. 여자도 8강까지는 서로 만나지 않는다. 임시현과 전훈영은 준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결승은 3일 밤 9시 46분이다.
배드민턴 김원호(25·삼성생명)와 정나은(24·화순군청)은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정쓰웨이-황야충 조(중국)에 세트 스코어 0-2(8-21, 11-21)로 졌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서승재(27·삼성생명)-채유정(29·인천국제공항) 조와 풀세트 승부를 펼쳤다. 김원호는 긴 랠리 이후 쓰러져 숨을 헐떡이고, 구토까지 했다. 5시간 전에 남자복식 8강 경기를 치른 서승재도 힘을 다 쏟아냈다.
결국 전날 경기 여파가 이어지면서 김원호-정나은 조는 은메달에 머물렀다. 서승재-채유정 조도 동메달결정전에서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일본) 조에 0-2로 패배, 4위를 기록했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올라온 여자 유도 김하윤(24·안산시청)은 78㎏ 이상급(최중량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외즈데미르 카이라(튀르키예)를 맞아 절반 두 개를 합쳐 한판승을 거뒀다.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여자 탁구 준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우승자인 천멍(중국)에 게임 스코어 0-4로 완패해 동메달결정전에 나가게 됐다.
‘일론 머스크가 주목한 명사수’로 관심을 끌었던 사격의 김예지(31·임실군청)는 주종목인 여자 권총 25m에서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함께 출전한 양지인(21·한국체대)은 6위로 결선에 나서게 됐다.
김예지는 속사 두 번째 라운드 첫 발이 시간 초과로 0점 처리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3초 안에 쏘지 않으면 0점 처리되는데, 김예지는 타임아웃과 거의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지만 점수를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김예지는 속사 285점(300점 만점), 총점 575점(600점 만점)을 얻어 27위로 처졌다.
김예지는 경기 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너무 죄송하다. 엉뚱한 실수를 했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빅 이벤트가 됐다”고 말했다.
수영 김서영(30·경북도청)은 200m 개인혼영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 5조에서 8명 중 7위(2분12초42)에 그쳤다. 김서영은 17위를 기록해 16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권을 놓쳤다.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며 한국 여자 수영 간판으로 활약한 김서영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다.
◆‘체조 전설’ 바일스 2관왕=시몬 바일스(27·미국)는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개인 종합에서 우승했다. 개인종합은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 점수를 합산한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선 바일스는 2016년 리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 종목 정상에 올랐다.
바일스는 마리야 고로코프스카야(구 소련)가 만 30세로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72년 만에 이 종목 최고령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최근 12회 연속 10대 선수가 우승했던 기록도 깨트렸다.
단체전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일스는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를 6개로 늘렸다. 이번 대회 5관왕에 도전하는 바일스는 3일 밤 도마 결승에 나서 한국의 여서정(제천시청)과 경쟁한다.
파리=김효경·피주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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