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티메프에 한 달 시간줬다…자율구조조정 승인

김정연 2024. 8. 3. 01: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메프 사태 후폭풍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 사진)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대표자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티메프(티몬·위메프)가 일단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채무 변제 협상을 벌이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법원장, 주심 양민호 부장판사)는 2일 티메프 대표자 심문을 마친 뒤 “두 회사가 신청한 ARS(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생 절차 개시 여부는 9월 2일까지 결정을 보류했다. 통상 대표자 심문 뒤 회생 개시 여부 결정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린다. ARS는 본격적인 회생에 들어가기 전 채무자인 신청회사가 직접 채권자와 협의해서 채무 해결을 시도하는 절차다.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사이에도 미정산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일단 두 회사와 채권자 측에 사태 해결 기회를 준 것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는 이날 대리인단과 함께 심문에 출석하면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판매자 등 모두에게 죄송하고, 피해 복구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ARS의 핵심은 ‘어디서 돈을 끌어올 수 있느냐’다. 두 회사의 지난달 31일 기준(5월 거래분) 미정산금은 2745억원이지만 이달 정산일이 돌아오는 6~7월 거래분을 포함할 경우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류화현 대표는 이날 “20여 년간 알고 지내던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해 독자생존 방안을 찾고 있다”며 “알리·테무에 매각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법원에 구체적 재무구조 개선 계획 및 자금조달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두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채권자는 대부분 입점업체로 티몬 4만 명, 위메프 6만 명이다. 대부분이 두 회사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 영업을 했던 입점업체(온라인 셀러)다. 통상 기업회생 과정에선 이들 소액 채권자들의 채무는 우선 100% 변제해 해소하고, 큰 채권을 쥐고 있는 금융기관·거래처 등과 협상을 해서 변제액을 줄이는 방식을 많이 택하지만 소상공인·개인 소비자는 협상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ARS와 회생 절차가 성공하더라도 이들 피해자가 100% 변제받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통상 회생절차를 통해 변제하는 금액은 전체 채무의 20~30% 정도다. 2022년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쌍용자동차는 실질변제율이 약 41%였다. 2013년부터 약 3년 만에 회생절차를 종결한 동양그룹이 드물게 채권자 수만 명에게 7000억원이 넘는 채무를 모두 갚은 사례였다. 당시 동양그룹은 금융기관 출신 외부 관리인이 동양매직·동양파워·동양시멘트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 자산을 다 찾아내 최대한 빠르게 처분한 데다, 주가가 급등해 주식을 판 돈으로 변제가 가능했던 경우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