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2.6% 상승…넉달 째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 2%대 유지

김기환 2024. 8. 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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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사과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물가상승률이 넉 달째 2%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6%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를 기록한 뒤 2∼3월 3%대(3.1%)로 반등했다. 이후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둔화했다. 6월에는 2.4%까지 떨어져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3.6%)과 비교해 다소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2%대 물가상승률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가 2%대라서다.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다. 경제학계는 현재 상황을 2%대 물가 목표치를 달성하기까지 남은 마지막 구간, 일명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2.2% 올랐다. 석 달째 상승 폭이 같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3.0%를 기록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7.7% 올랐다. 지난해 9월(7.6%) 이후 10개월 만에 상승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다만 물가 안정세를 위협하는 ‘잔불’은 여전하다.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8.4% 올랐다.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석유류는 각종 공업제품은 물론 에너지 물가 전반에 파급력이 크다. ‘금(金) 사과’가 상징하는 농산물도 9.0% 올랐다. 배(154.6%)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과(39.6%)도 강세였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주재한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기상 악화 등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 2%대 초중반으로 물가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부담을 덜수록 피벗 시간표를 당길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을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고 말했다. 통화 긴축을 시작한 지 약 3년 만에 공식적으로 나온 첫 금리 인하 검토 발언이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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