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관료의 미·중 무역 분쟁 분석

백수진 기자 2024. 8. 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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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이라는 환상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지음|이현정 옮김|마르코폴로|488쪽|3만2500원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저자의 회고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무역 정책 공약집처럼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 저자는 “미·중 무역 전쟁의 설계자”로 불리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책은 트럼프의 화법처럼 명료하고 직설적이다. 자유무역 정책으로 미국의 제조업이 어떻게 붕괴했는지 분석하면서, 노동자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노력을 역설한다. 1990~2000년대에 미국이 “국익을 희생”하면서 “외국의 이익을 위해” 무역 자유화를 추진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결과론적이나, 자국민은 솔깃할 만하다. “수년 동안 일본인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공짜 방위 덕에 강력한 경제를 구축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등 신뢰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3분의 1에 달하는 분량을 중국에 할애해, 미·중 무역 분쟁의 막전막후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저자는 중국을 “치명적인 적대국” ”심각한 공해의 근원지”로 규정하며, 전략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기치로 내건다. 트럼프 캠프에서 이 책은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어떤 무역정책을 펼칠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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