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는 인간을 시련으로 내몰아”
윤수정 기자 2024. 8. 3. 00:35
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박인성 지음|나비클럽|252쪽|2만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추리문학 비평지 ‘계간 미스터리’에 2021~2022년 연재한 글을 엮었다. 그에 따르면 미스터리 장르 출발점은 ‘사회적 장르’다. 에드거 앨런 포, 애거사 크리스티 등이 이끈 19세기 영미권 추리물은 범죄 해결법을 문학 공간에 전시함으로써 사회적 불안을 잠재웠다. 냉전 시기 첩보 전쟁이 활발해졌을 땐 추리물 속 탐정들이 007 시리즈 속 특수요원들로 변신했다. 국내에선 최근 ‘더 글로리’ ‘범죄도시’ ‘모범택시’ 등 사적 단죄 서사가 유행을 끌었다. 배경에는 소셜미디어로 실시간 사회적 이슈와 집단 비판이 이어지는 일상이 있다.
팬데믹 시기 국내 미스터리물 인기가 되살아나지 않았다면 이 책도 없었을 것이다. 계간 미스터리는 2018년 겨울호 이후 1년 반 동안 연재를 중단했고, 유독 거리두기로 고립감이 늘어난 2020년 여름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런 배경을 헤아리면 저자의 다음 진단이 더욱 와닿는다. “미스터리는 유해함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고, 시련으로 내몰며,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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