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동안 3경기' 끝내 노메달...서승재-채유정 "6년 호흡, 동메달 선물하고 싶었는데..."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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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턱끝까지 차고,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배드민턴 혼합복식 세계랭킹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가 2024 파리 올림픽을 4위로 마쳤다.
이번 대회 중국의 강세를 꺾고 금메달도 가능하리라 점쳐졌던 서승재-채유정 조의 도전은 노메달로 끝났다.
서승재는 "6년 동안 같이 한 데 누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결과가 아쉬워서 죄송하다는 말도 붙인다"며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쏟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저희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다시 잘 준비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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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숨은 턱끝까지 차고,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루새 세 경기를 소화하니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것도 올림픽이었기에 연소 고갈은 더 빨랐다.
배드민턴 혼합복식 세계랭킹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가 2024 파리 올림픽을 4위로 마쳤다. 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0시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에 0-2(13-21, 18-21)로 패했다.
첫 게임을 너무 손쉽게 놓쳤다. 8점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이 분위기를 잡아나가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격차가 벌어졌다. 서승재의 범실로 먼저 11점에 일본이 도달했다.
벌어진 차이를 좁히기 위해 몸을 던졌다. 발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아 날려야 했다는 표현이 더 옳을 정도였다. 그러고도 1게임을 13-21로 허무하게 내줬다.
전열을 가다듬었다. 두 번째 게임은 접전이었다. 일본과 엎치락뒤치락했다. 서승재의 투혼이 빛났다. 구석구석을 노리는 일본의 셔틀콕을 몸을 던져 받아냈다.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강력한 점프 스매시로 분위기를 가져오더니, 연이어 강력한 공격을 퍼부으며 일본을 당황스럽게 했다.
일본이 한발짝 앞서는 흐름이었다. 그럴 때마다 서승재의 노련함이 빛나며 드라이브 공격이 일본의 빈곳을 찔렀다. 완벽하게 기세를 잡은 한국이었다. 채유정도 정상적이지 않은 몸을 이끌고 계속해서 일본의 공격을 받았다. 18-19에 이어 19-20까지 듀스를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거기까지 였다. 결국 일본이 매치 포인트를 가져갔고, 마지막 점수까지 냈다. 이번 대회 중국의 강세를 꺾고 금메달도 가능하리라 점쳐졌던 서승재-채유정 조의 도전은 노메달로 끝났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채유정은 "모두 간절하게 뛰는 무대이고, 나도 간절하게 뛰었지만 더 간절했던 쪽이 메달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며 "안 되는 몸을 짜내면서 최선을 다했다. 나중에는 후회가 되겠지만 지금은 힘들다라는 생각밖에 없다"라고 체력 한계를 인정했다.
서승재도 마찬가지. 이번 대회 혼합복식 외에 남자복식도 뛰었던 서승재는 에너지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다. 24시간 동안 3경기를 치렀다. 전날 남자복식부터 혼합복식 4강, 이날 동메달 결정전까지 뛸 힘이 남아있으면 이상할 정도다.
서승재는 "(2종목에 출전하는데) 노메달을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아쉽다"며 "어제도 많이 뛰어서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어쨌든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세계랭킹 2위를 자랑한다. 여러 국제대회에서 우승도 많이 했다. 올림픽에서 부진한 것에 관해 "많은 선수가 올림픽에서는 간절함을 가지고 뛴다. 나도 못지않게 간절했는데 이번에는 더 잘하는 선수들이 가져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들은 2018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6년의 시간 동안 두 번의 올림픽도 뛰며 최고의 순간을 그려왔다. 서승재는 "6년 동안 같이 한 데 누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결과가 아쉬워서 죄송하다는 말도 붙인다"며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쏟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저희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다시 잘 준비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채유정은 "승재랑 뛰는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해서 금메달이든 동메달이든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러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누나로서 조금 더 리드하고 다독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내가 의지하면서 했던 게 속상하다"라고 자책하며 파리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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