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쌍욕은 기본, 성희롱·성관계 강요까지..'파파괴' 연예계 갑질[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방송인 박슬기가 갑질 폭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익명의 폭로글 못지 않게 스타들이 직접 방송 등을 통해 자신들이 겪은 연예계 갑질 경험담을 털어놓는 사례도 종종 있어 왔다. 이 과정에 일부 누리꾼들의 '주어 찾기'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폭로에 신중을 기울여야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와 별개로 이같은 가혹행위가 만연한 연예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A급 장영란' 채널에는 김새롬, 하지영, 박슬기가 출연해 리포터 시절 힘들었던 일화를 전했다. 김새롬은 "21살쯤 선배님이랑 프로그램을 같이 했다. 근데 그 방송이 장내 분위기가 웃기게 화기애애하게끔 유지돼야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세팅하고 이럴때 옆에계신 선배님이 자꾸 나를 조롱하면서 방청객을 웃기려고 하더라. 그때 데뷔한지 2년됐을땐가 그래서 '이런게 방송이면 그만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진행하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 PD님이 끊어주셨다. 빨리 추스리고 눈물이 중간중간 났지만 방송을 끝냈다. 그런데 로비에서 '너 방송을 어디서 배웠어? 니가 오도시를 알아?' 이러는거다. '모르겠다, 설명해주시면 시정하겠다' 했더니 '어디서 말대꾸냐 가정교육을 엄마아빠가 어떻게 시켰냐' 이것까지 나오더라"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어 "너무 놀래서 덜덜떨고있으니까 우리 매니저가 막으면서 '여기 사람 너무 많으니까 여기서 이러시지 말라'고 했다. 옥상으로 올라왔다. '선배님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시정하겠다'고 하니까 끝까지 말대꾸한다고 손을 들길래 내가 움찔했더니 매니저가 막아줬다"고 손찌검까지 하려 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자 하지영은 "저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갔는데 콩트같은걸 하는게 있다. 저는 토크로 들어갔고 콩트 시키니까 못하고 있는데 의자가 빡 날라오더라. 그 다음 얘기는 할수없다. 욕이 너무 많이 날아와서.."라고 말했고, 장영란은 "나도 나한테 XX년아 저년아 많이 들었다"고 공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슬기는 "나는 드라마인데 거기서 내가 오토바이를 세워야했다. 근데 오토바이를 내가 타봤냐. 다리가 짧지 뭐가 잘 안돼. '죄송합니다 다시한번 갈게요' 그걸 세 네번 했다. 그랬더니 토크백으로 '야이 개XX야 그거하나 못해?'이러더라"라며 "그리고 XXX 배우님 인터뷰할때 배우가 빼달라고 했는데 PD는 했으면 좋겠다 하는거 있지 않냐. 너무 힘든데 내가 우회해서 예쁘게 물어봤다. 근데 '야이 XX 이거 안하기로 했잖아' 이러더라. 옆에 배우들 다 있는데. '죄송합니다 지워진지 모르고 그랬다. 지우겠다'하고 넘어갔다"고 에피소드를 꺼냈다.
또 "영화 찍을때, XXX 오빠였다. 그때 '키스 더 라디오' 하고 내가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얘기가 다 됐다. '키스 더 라디오'는 생방이니까 그 사람들도 안다. 도착했는데 쉬는시간이었다. 햄버거를 돌려먹고 있더라. 나는 미안하더라. 알고있었지만 나 때문에 촬영이 딜레이 됐으니까 '전 안먹을게요' 했다. 대신 매니저한테 오빠라도 먹으라고 했다. 나때문에 바빴으니까. 근데 XXX 오빠가 우리 매니저 오빠 싸대기 때리더니 '야 이 개XX야 너는 지금 네 배우가 안먹는데 너는 지금 왜 먹어!' 이러더라. '나는 지금 너를 기다렸다' 이건것 같다. 그걸 나한테 못하니까 매니저한테 (화풀이) 하는 것"이라고 말해 경악케 했다.
흔히 '갑질'의 경우 위계나 차별적인 관계구조에서 발생한다. 계급이 나눠져있지 않음에도 더 잘나간다고 해서, 또는 나이가 많거나 연차가 높다는 이유로 상대를 동등한 위치에 두지 않음에 따라 자연스레 고압적인 행위를 행하는 것. 이는 같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다르지 않다. 노골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은근히 불쾌한 언행을 하거나 뒤에서 '왕따'를 주도하며 정신적인 피해를 입히는 등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사유리는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원로배우의 성희롱을 폭로했다. 그는 "0년 전에 매니저가 없었을 때 MBC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했다. 프로그램 촬영을 하루 종일 하니까 너무 길어서 1층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거기서 같은 출연자, 나이 많은 아저씨 연예인과 커피를 마시게 됐다"며 "(원로가수가) '사유리는 일본 사람이지 않나. 일본 사람은 한국사람이 생각하기에 솔직하지 않다. 솔직한 사람을 본 적 없다. 지금 물어보는 거에 대답해. XX 몇 명이랑 했어'라고 하더라"라고 밝펴 충격을 안겼다.
그는 "갑자기 이상한 질문을 하니까 내가 못 알아 들어서 '네?'라고 했다. 당황했다. 설마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다. 화가 난 것보다 너무 무서웠다. 사실 화가 나야 하는 상황인데 내가 일본인이고 너무 어렸다. 지금도 그 사람 TV에 나와 노래를 하는 거 보면 화가 난다. 자기 딸과 비슷한 나이 또래 여자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말 슬펐고 화가 났다. 근데 그런 사람이 TV에서 계속 나오니까 아직도 마음에 한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에 앞서 허이재는 크레용팝 출신 웨이의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결정적인 은퇴 이유가 한 유부남 배우의 갑질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품에서 파트너였는데 처음에는 잘해줬다. 그런데 어느 날 '너는 왜 오빠한테 쉬는 날 연락을 안 하니?'라고 하더라. '어 오빠 우리 매일 만나고 있고, 하루에 20시간을 보는데 연락할 시간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표정이 '아는데 모르는 척하는 건가, 진짜 모르는 건가' 이런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안 하고 갔다. 그때부터 슬슬 시작됐다. 촬영장에서 '야 이 X같은 X아. 이 XXX야' 이걸 매일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은 입봉 감독님이라서 아무말도 못했고, 그 유부남 배우가 왕이었다"며 "감독님이 '걔는 너를 성적으로 생각하는데 너가 안 넘어오니까 강압적으로 무섭게라도 널 넘어뜨리려고 한 것 같다'고 하셨다. '설마요'라고 했는데, 대기실에 갔더니 유부남 배우가 갑자기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면서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고 너랑 나랑 연인 사이 같지 않대', '남녀 사이에 연인 사이 같아지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알아? 같이 자야돼' 그러더라. '너는 그러기 싫지?'라고 묻길래 '네 그러기 싫어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X같은 X아 잘하라고. 너 때문에 연기에 집중을 못 하잖아 이 XXX아' 이러면서 다시 던지고 욕하기 시작했다"고 끔찍했던 경험을 전했다.
고은아는 '미르방' 채널을 통해 촬영장에서 겪었던 텃새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모 작품을 했는데 영광스럽게도 큰 역할이었다. 처음에는 스태프들이 다 나한테 잘해줬다. 다들 기존 배우고 신인배우들도 많았지만 나는 현장에서 발랄했기 때문에 스태프분들과도 잘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스태프들이 밥 먹을 때도 저랑 안 먹기 시작하고 배우분들, 막내 스태프까지 나를 만나면 아래위로 훑어보고 다 피했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알고보니 내가 배우분들 욕을 하고 다니고 스태프들 뒷담화를 한다고 모 여배우가 이간질을 했다"며 "신인인 배우가 발랄하니까 현장에서 다들 나를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왠지 본인이 주목을 못받는 것 같아서 시샘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모 영화제에 선배와 간 적이 있다. 제가 먼저 픽스한 드레스가 있었다. 제가 입은 걸 보고 빼앗아가더라. 스태프들도 아무 말 못했다. 제가 입고 간 드레스는 핏이 안 맞았다. 그런데 그분은 잡지에도 실릴 정도였다"라며 "신인들한테 서러웠던 일을 물어보면 저랑 비슷한 얘기를 한다. 계속 로테이션이 된다"고 '악순환'을 지적하기도 했다. 미르 역시 "텃세 문화는 바꾸기 힘들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버티면서 내가 그렇게 안 하면 된다. 대중도 이제 눈과 귀가 열려 있어서 알더라. 소문이 난다. 본인 살을 깎아 먹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런가 하면 남규리는 최근 SBS '강심장VS'에 출연해 같은 배우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왕따인 줄도 몰랐고 맨날 혼자 있으니까 여배우들 모임이 있으면 좋아서 몇 번 나갔다. 근데 알고보니까 내가 왕따였더라"라며 "'왕따를 당했구나'라고 생각이 든 게 운전할 사람이 필요할 때만 불렀다. 왜냐하면 내 차가 다른 배우들 차보다 작았다. 뒤에 타기가 불편한 차다. 뒷좌석 공간도 불편하다. 같이 만나기로 해서 '다 차를 놓고 오니까 너는 가지고 와라'라고 했다. 운전하기 힘든 곳에 갈 때 불렀다"라고 마치 하인처럼 부려먹었던 상황을 털어놨다.
당시만해도 자신이 왕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그는 "몇 년 후 모임의 한 멤버와 연기를 하게 됐다. 작품이 끝나고 교류를 하지 않냐. 회식을 하는데 그 배우가 자기가 듣기에는 내가 그런 친구가 아니었다고 했다"며 "내가 작품에 들어가면 우루르 전화가 왔다더라. 작품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모두 똑같이 전화가 와서 '그 작품 어떠냐'고 물었다고 했다. 3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해서 내가 어떤 작품에 출연하는지 확인했다고 하더라"라고 집요한 괴롭힘을 전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와 같은 갑질행위를 놓고 본다면 명백한 가해자의 잘못이다. 하지만 유독 연예인들의 갑질 폭로의 끝은 항상 '사과'로 끝났다. 그저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익명으로나마 상대방의 만행을 밝혔을 뿐인 일이 과열된 '주어찾기'로 인해 무고한 피해를 낳고, 끝내 피해자들이 사과하고 해명하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진 것. 나아가 일부 누리꾼들은 애초에 폭로를 한 행위 자체를 문제삼으며 비난하기도 한다. 누리꾼들은 갑질 가해자를 처단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나선 것이었지만, 그 역풍은 고스란히 피해자에게로 돌아오게 됐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요한 것은 '누가 갑질을 했느냐'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폭로를 한 당사자도 '권선징악'을 바랐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그저 연예계에서 불합리한 일이 많았으며 자신의 설움을 누구라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 컸을 터. 이런 상황에서 과열된 '주어찾기'로 특정 인물을 몰아세우는 행위는 피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를 빌미로 타인에게 '악플'이라는 권력을 휘두르고자 하는 어긋난 마음에서 비롯된 또 다른 갑질 행위에 해당될 뿐이다. 그보다는 피해자를 위한 위로와 더불어, 향후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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