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나와서 구토만 10여차례 ‘우웩’, 그대로 생중계…수질문제 다시 수면위로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출전한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29)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차례 구토했다. X(옛 트위터) 캡처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 문제로 파행을 빚은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가 됐지만, 종목에 나선 선수들이 센강에서 경기 후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돼 센강 수질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한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29) 선수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 차례 구토했다. 그가 구토하는 모습은 생중계되기까지 했다. 이날 선수들은 센강 1.5㎞를 수영한 뒤 자전거로 40㎞를 종주하고 마지막으로 10㎞를 달려야 했다. 경기 후 피로감에 구토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미슬로추크는 경기가 끝난 후 현장에서 10차례나 구토를 하며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9위를 차지했다.

캐나다 선수 타일러 미슬로추크가 지난 달 31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구토를 하고 있는 모습. X 캡처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이에나 다리 인근에서 관중들이 각국 선수단의 센강 보트 행진을 관람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철인 3종경기와 마라톤수영 경기가 펼쳐질 센강의 수질은 대회 전부터 큰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00년 동안 오염 문제로 수영이 금지된 센강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파리시와 조직위원회는 2015년부터 14억 유로(약 2조 2412억 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개회식 날 폭우가 쏟아진 뒤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센강에 흘러들어 수질은 더욱 악화했다. 이로 인해 남자부 트라이애슬론 일정이 연기되는 등 논란이 있었으나 조직위는 결국 지난달 31일에 강행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의사이자 스페인 선수 미리암 카시야스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센강이 아닌 플랜 B가 있었을 것"이라며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세스 라이더 선수는 "화장실에 다녀온 뒤 손을 씻지 않는 등 (미리 센강의) 대장균에 익숙해지려고 한다"고 뼈 있는 농담을 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도 센강에 선수들이 ‘입수’하는 경기는 오는 5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와 오는 8일과 9일 마라톤 수영 경기가 남아있다. 이에 주최 측은 수영을 제외하고 사이클과 달리기 종목만 치르는 ‘듀애슬론 방식’으로 변경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파리 외곽의 베르쉬르메르 해상경기장에서 마라톤 수영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