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위험’ 이스라엘, 유도에서만 파리 은·동메달 수확
이슬람 테러 단체가 ‘대량 살상해 복수하겠다’고 밝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대표팀이 이번 대회 유도 종목에서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전쟁 와중에 팔라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자, 이슬람 테러 단체들이 파리에 있느 이스라엘 선수단과 관광객을 겨냥한 준동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인바르 라니르(20·이스라엘)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여자 78kg 이하급 결승전에서 알리체 벨란디(26·이탈리아)에게 0대11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라니르는 경기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하루 종일 이스라엘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오늘 하루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엔 이스라엘 지지를 상징하는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관중 120여 명이 참석해 라니르를 응원했다.
또한, 이스라엘 선수단 기수로 나섰던 피터 팔치크(32)도 같은 날 오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kg 이하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니엘 아이크(24·스위스)를 1대0으로 꺾었다. 팔치크는 가자지구에서 사용된 폭탄 사용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스라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팔치크는 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성명을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팔치크는 경기 후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서 “더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 나는 올림픽 가치를 존중하고 싶다”고 했다.
팔치크의 동메달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오렌 스마자 현 대표팀 코치에게 특히 의미가 있었다. 스마자의 아들은 지난 6월 가자지구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스마자는 “아내와 아들에게 괜찮은지 매일 물어봤었고,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지난 4년간 매일 훈련했다”며 “우리는 조국이 자랑스럽고 조국을 사랑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 개최국인 프랑스는 이스라엘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 ‘검은 9월단’은 1972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에 침투해 인질극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살해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올림픽 개최국은 매번 이스라엘 선수단에 특별 경호 인력을 배치했다.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선수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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