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사용료 내라”…시설물 설치 ‘길막’
[KBS 창원] [앵커]
수십 년 동안 마을 주민들이 쓰던 도로에 어느 날 땅 주인이 나타나 사용료를 달라고 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 올해 초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이 땅의 주인이 도로 한가운데 시설물까지 설치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천시 외곽의 한 마을입니다.
좁은 도로 한가운데, 철 시설물이 떡하니 놓여 있습니다.
시설물을 건들면 형사고발하겠다는 현수막도 있습니다.
바닥에는 '사유지'임을 강조하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작은 차량은 한쪽으로 바짝 붙어 겨우 지나고, 큰 차량은 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김명숙/인근 아파트 주민 : "불편한 정도가 아니고, 이것은 여기 전체 사는 사람들 모독하는 것이에요.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지난해 말, 경매를 통해 도로 한가운데 28㎡ 크기 땅을 280여만 원에 산 주인이 최근 설치한 것입니다.
땅 주인은 인근 주민 30여 가구에 땅 사용료를 내거나 6백만 원에 이 땅을 살 것을 요구했지만, 주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구조물을 세운 겁니다.
땅 주인은 "땅을 팔겠다는 제안을 주민들이 3차례 거절했다며, 자신의 땅에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천시는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땅 주인이 통행을 방해해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구조물 제거를 요청했습니다.
[이동준/사천시 공동주택 팀장 : "도로에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사천) 경찰서와 합동으로 철거할 계획이고요."]
국토연구원 조사 결과, 2019년과 2020년, 전국에서 사유지 도로와 관련해 발생한 민원은 890여 건.
2년 전, 21대 국회에서 사유지 도로와 관련한 갈등 예방을 위해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재산권 제한 논란 속에 폐기됐습니다.
이 때문에 사유지인 도로 사용료를 둔 소송과 갈등이 전국에서 끊이질 않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조지영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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