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키미히 손가락 왜 저래?' 독일 팬들, 'K-손하트'에 당황했다..."돈 달라는 뜻 아냐?"
[OSEN=고성환 기자] 독일 축구 팬들이 처음보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제스처에 당황했다. 그 정체는 바로 한국식 '손하트'였다.
독일 '빌트'는 2일(이하 한국시간) "많은 팬들이 바이에른 뮌헨 스타들의 손가락 제스처에 의아해한다. 서울 옥상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 팬들 사이에서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창단 124년 역사 이래 첫 방한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와 친선경기(쿠팡시리즈 플레이 2경기)를 치른다.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과 주장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 등 핵심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세르부스 코리아(안녕하세요 한국)'이라고 적힌 걸개를 펼쳐 보이며 첫인사를 건넸다. 플래카드에는 태극기도 그려져 있었다.
2년 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왔던 해리 케인은 동행하지 못했다. 그는 최근 유럽축구연맹 유로 2024에 출전하면서 추가로 휴가를 부여받으면서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케인과 손흥민이 적으로 만나는 모습도 볼 수 없게 됐다.
특별한 손님도 있었다. 바로 동료들을 마중하러 나온 김민재. 먼저 한국에 들어왔던 그는 구단 훈련복을 입고 공항에 나타나 직접 동료들을 맞이했다. 김민재는 노이어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드디어 한국 땅을 밟은 바이에른 뮌헨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반가워요 대한민국"이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전했다. 뮐러와 노이어, 김민재가 몰려든 팬들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는 영상도 공개했다.
빌트는 상상 이상의 환영 인파에 감탄했다. 매체는 "수백 명의 팬들이 스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놀라운 한국 환영회! 노이어는 이런 광경을 예상했을까?"라며 "목요일 오전 바이에른 뮌헨 스타들은 5일간의 투어를 위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상륙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빌트는 "인상적인 점: 김민재와 함께 300명이 넘는 한국 팬들이 공항 입국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기다렸다. 콤파니 감독과 새로운 미드필더 팔리냐 등을 향해 응원과 함께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은 이에 대한 감사로 사인과 셀카를 듬뿍 선물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단체 사진도 독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서울 건물 옥상에서 다 같이 엄지와 검지를 교차한 '손하트' 제스처를 취하면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서울 전경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었다.
빌트는 선수들의 손하트에 주목했다. 한국 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제스처지만, 독일인들의 눈에는 낯설었던 모양. 매체는 "요주아 키미히부터 자말 무시알라까지 스타들 모두 신기한 제스처를 보여줬다. 많은 팬들이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라며 "선수들은 한 손으로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교차했다. 독일에서 이 제스처는 주로 돈과 관련된 뜻이다. 매우 비싸다는 말하거나 누군가에게 돈을 요구하는 제스처"라며 의문을 표했다.
빌트는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사진을 예시로 들며 손하트가 무슨 뜻인지 설명했다. 매체는 "일부 팬들이 설명했듯이 이 제스처는 한국에서 감사와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올바른 위치에 있으면 손가락이 하트 이모티콘의 윤곽선과 닮았다"라며 "BTS와 가수 싸이 등 K-팝 스타들이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애정을 표현하면서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도 같은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에서 첫날 팬들이 보여준 환대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목요일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300명이 넘는 팬들이 함성으로 환영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토트넘전을 하루 앞두고 2일 오후 팬들과 만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픈 트레이닝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한국 팬들만큼이나 이번 투어를 기대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막스 에베를 디렉터는 투어를 앞두고 "상쾌하고, 짧고, 강렬할 것"이라고 말했고, 미하엘 디데리히 부의장도 "한국에 방문하게 돼 기쁘다. 한국은 나라 전체가 축구를 향한 관심으로 뜨거운 나라이며 김민재가 우리 팀에 있어 자랑스럽다. 이 투어는 김민재와 우리 구단 모두에게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건 역시 손흥민이 공격하고 김민재가 막는 국가대표 공수 맞대결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둘은 처음으로 서로를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손흥민은 팀 K리그전을 마친 뒤 "김민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수비수다. 대표팀은 물론이고 유럽 축구에서도 장점이 많은 선수다. 항상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모두 다치지 않고 재미있는 경기, 행복한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흥민이 형이랑은 연습에서만 상대했다. 다른 소속팀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좋은 선수고 최대한 잘 막으려 해야 한다. 흥민이 형 말고도 다른 능력 좋은 선수들이 토트넘에 많다. 흥민이 형과 마주치고 싶진 않다"라며 농담을 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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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쿠팡플레이,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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