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엔비디아 反독점 조사 착수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4. 8. 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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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런에이아이(Run:ai)' 인수도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AI 업계의 칩 수요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경쟁 업체를 사들였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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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우월적 지위 남용"
경쟁사 부당신고 접수돼
압도적 시장 영향력에
경쟁당국 감시압박 커져
佛도 경쟁제한 기소 가능성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술 분야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AI 칩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경쟁 업체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칩은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만 90% 이상의 절대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웰스파고에퀴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94%로 경쟁사인 AMD(4.2%)를 압도한다.

AMD 등 경쟁 업체들은 엔비디아가 이 같은 우월적 위치를 이용해 다른 업체들의 칩을 구매하는 기업에 '보복하겠다'는 취지로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런에이아이(Run:ai)' 인수도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지난 4월에 인수한 이 업체는 복수의 AI 칩이 필요한 연산을 더 적은 칩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 업체다.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AI 업계의 칩 수요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경쟁 업체를 사들였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우리는 수십 년간의 투자와 혁신을 기반으로 경쟁해왔고, 모든 법을 준수했다"며 반독점법 위반 의혹을 일축했다.

엔비디아는 또 "고객들에게 어떤 업체 제품이라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당국이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무엇이든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엔비디아는 2020년 ARM 인수를 추진하다가 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조차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제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대형 반도체 회사 두 곳이 결합하면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FTC는 소장에서 "엔비디아가 ARM을 합병하면 회사의 기술을 통제하기 시작해 경쟁자를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이 떨어지고 혁신은 감소할 것이며, 고객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가격은 인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수를 무산시킨 영국, 유럽연합(EU) 등 경쟁당국의 반대 과정에서 해당 기관들은 인텔, AMD 등 경쟁사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며 시장 질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성능 AI 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엔비디아를 겨냥한 경쟁당국의 시장 감시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엔비디아가 반경쟁적 행위를 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기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경쟁당국은 작년 9월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부문을 압수수색한 이후 엔비디아의 시장 경쟁 제한 여부를 집중 조사해왔고 기소장 발부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당국은) 최근 AI 경쟁 보고서에서 가속 컴퓨팅에 필수적인 GPU와 엔비디아의 개발자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의존도를 우려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반독점법은 위반 기업에 전 세계 연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개당 가격이 3만~4만달러(4120만~5500만원)에 달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 등 일부 기업들은 구글이 설계한 칩 등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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