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느리다” 티메프 피해자들 발끈…카카오페이도 ‘진땀’

강윤서 기자 2024. 8. 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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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피해자들 카카오페이 항의 방문…“환불 절차 불투명”
카카오페이 “환불 처리 속도…사실 확인 과정 오래 걸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8월2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 앞에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시사저널 강윤서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첩첩산중이다. 소비자 편익을 위해 페이사들이 순차적인 환불을 진행 중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딘 카카오페이를 향한 피해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티메프 피해자들은 2일 성명문을 내고 카카오페이의 더딘 환불 진행을 규탄하며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를 찾았다. 피해자들은 1인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한 뒤 본사를 방문해 카카오페이 직원에 직접 환불 과정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현재 피해자 모임에는 1800여 명이 참여 중이며 '카카오페이 피해 환불방'에는 150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6명이 이날 항의 방문에 나섰다.

피해자들은 건물에 들어가기 앞서 "카카오페이를 믿고 선택했지만 피해자 카페와 오픈채팅방에서 타사 이용자들의 환불 소식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는 동시에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환불 순서 규정 등 자세한 설명과 빠른 대응을 통해 환불을 기다리는 피해자들의 시간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30일 티메프 관련 결제 취소 및 환불을 시작한 후 이날 오전 11시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9일부터, 토스페이와 페이코도 관련 처리에 나서고 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1인 시위' '카카오페이 보이콧' 등 소극적 저항을 보이자 카카오페이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피해자 A씨는 "환불 금액이 안 들어오다가 오늘 시위를 예고하고 본사 앞으로 가는 길에야 돈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카카오페이 관계자를 만나자마자 제시한 요구사항은 '명확한 환불 처리 기준 안내'였다. 피해자 B씨는 "티몬과 위메프의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상 판매한 재화에 대한 환불 처리를 오프라인 선착순으로 하려는 점"이라며 "카카오페이도 환불 순서에 대한 기준을 알려주지 않으면 저희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저희가 거래한 정보를 카카오페이가 다 가지고 있을테니 확실한 처리 기준을 소비자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피해자 C씨는 "(카카오페이가) 환불 처리 신청을 접수 받은 뒤 이틀 간 일부 2만~3만원 소액 건과 100만~200만원 건 등 취소된 사례가 극소수였다"며 "3일차에는 환불 건수가 0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후에는 기다리란 말 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 피가 말리는 중"이라며 "피해자가 1500명이 넘는데 랜덤으로 처리되는 건지, 어떤 기준으로 환불이 진행 중인지 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8월2일 카카오페이 본사 내부에서 티몬·위메프 피해자들이 카카오페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강윤서

"티메프 측 정보 전달도 느려…최대한 빨리 조치"

카카오페이 측도 예고되지 않은 항의 방문에 난감한 기색이었다. 다만 피해자들의 우려 사항을 인지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또 환불 처리가 지연된 이유와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환불 신고) 접수량은 폭증하고 있지만 각 건에 대한 중복환불 등 정확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는 중"이라며 "결제 규모가 크다 보니 그 절차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으며 정상 거래된 건이 맞는지, 제출된 내역이 저희 측 내부 시스템과 정상 거래된 건이 맞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티메프에서도 결제내역 등 데이터를 보내주는 속도가 느리고 오류도 많아 더 지체되고 있다"면서 "저희처럼 PG(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도 현재 티메프로부터 정산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불 조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까지 접수된 내역 중 내부 확인 절차가 완료된 건들에 대해선 최대한 오늘까지 환불 처리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접수량이 많아 전체 환불 처리될 때까지 목표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으나 최대한 빠르게 조치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페이사들도 이번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가 환불대금을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페이사 측 돈으로 먼저 환불대금을 물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소비자 환불 처리를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저희도 사실상 피해자다. 환불 처리가 끝나면 구상권 청구 등 저희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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