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머니로 지은 큐텐왕국, 셀러는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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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큐텐이 전 세계 이커머스 자금을 통합시스템 속에서 법인별로 그대로만 썼다면 지금의 사태까지 오진 않았을 겁니다.
큐텐은 이 돈을 이용해 큐텐왕국을 키우면서 무리수를 뒀는데 이 과정에서 판매자들은 제물로 바쳐졌습니다.
정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큐텐 시스템으로 설계된 티몬의 쌍둥이 플랫폼에선 미정산 사태가 본격화한 날에도 대금 정산이 '정상' 처리됐다고 나옵니다.
[판매자 1 : 주지 않은 돈인데 준 것처럼 전산에는 나와 있다는 거죠.]
전산엔 출금 표시인데, 출금 히스토리는 없습니다.
[판매자 2 : 실질적으로는 이거 자체가 다 미수금인 거예요. 한 번도 들어온 적이 없으니까요.]
누군가 조작을 했다는 이야긴데, 큐텐의 전직 운용부서 직원은 큐텐 정산시스템이 자금의 관리뿐 아니라 악용도 쉽다고 말합니다.
[전직 큐텐 직원 : 내부 직원들 개입이 분명히 있었다. 분명히 출금이나 정산할 때 한 번은 개입이 있거든요]
애초에 돈을 빼돌릴 목적으로 통합시스템을 만들지 않았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 문제가 됩니다.
[김윤후 /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 자금들을 같이 한 데 모아서 정산하는 시스템 만들 수 있죠. 이 돈을 마음대로 융통하고 하면 이제 횡령이 될 수 있죠.]
더 중요한 건 큐텐이 이 시스템으로 판매자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셀러들이 제물이 됐다는 점입니다.
티몬과 위메프의 규모가 큰 셀러들을 골라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시켰는데 어쩐 일인지 제휴 은행은 셀러에게 과도한 대출을 내줬습니다.
셀러들은 대출받은 돈으로 새 플랫폼의 몸집을 키웠지만 판매대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김재윤 / 건국대 로스쿨 교수 : 유동성 위기라든지 정확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특히 판매업자한테 고지하지 않고 속여서 이런 (정산) 시스템으로 오게 해서 결국에는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기망에 의한 사기다라고 할 수도 있는 거고….]
이틀째 구영배 대표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검찰은 영장에 1조 원대 사기 혐의와 400억 원대 횡령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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