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황제라도 지나가는 줄”…길 막고 시민 폭행하는 연예인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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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강남 한복판인 코엑스에서 방문객들의 통행이 막혀 고성이 오가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당시 그곳에서 한 아이돌 그룹의 공개 팬사인회가 열렸는데 경호원들이 쇼핑몰의 일부 구역 통행을 막고 사진을 찍으려는 팬클럽들을 향해 인상을 찌푸리고 소리를 치는 등 강력히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사설 경호원들은 항공사 라운지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에게 강력한 빛의 손전등을 비추는가 하면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항공권까지 검사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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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등 공개 장소에서도
일반시민 통행 막는건 기본
일각선 “사생팬 범죄 심각
연예인 보호하려면 불가피”
지난달 10일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와 엔시티 사생팬에게 3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소셜 미디어 라이브 방송에서 택배기사를 사칭해 아티스트의 주소를 알아내고 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현재까지도 아티스트의 전화번호 또는 집 주소를 무단으로 알아내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아티스트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예인 과잉경호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생팬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근 배우 변우석씨를 둘러싼 ‘과잉경호’는 이같은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당시 사설 경호원들은 항공사 라운지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에게 강력한 빛의 손전등을 비추는가 하면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항공권까지 검사해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과잉경호 논란을 일으킨 사설 경호업체를 고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인천공항 경비대의 관련 조치들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NCT 드림의 경호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30대 여성 팬을 밀쳐 전치 5주의 늑골 골절상을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연예인 과잉경호가 논란이 일부 대관업체들은 ‘과잉 경호’가 우려된다며 경고문을 내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울 동자아트홀은 “경호는 권력이 아니고 경찰도 아니며 완장을 찬 통제자도 아니다”라며 “경호는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팬덤으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과잉경호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팬덤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사생팬들 사이에서는 연예인들의 출국 스케줄 등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고,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는 ‘사생택시’까지 등장할 정도다. 한 사생택시 운영사는 “아직도 좋아하는 스타를 TV로만 보고 있느냐”며 “당신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사생팬들로 인해 안전을 위협받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스트레이키즈는 2022년 도쿄 콘서트를 마치고 입국하던 멤버 한이 떠밀리는가 하면, 지난 6월 그룹 라이즈의 팬들로 인해 공항 문이 파손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올해 1월 18일에는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에게 여러 해 동안 수백 개의 메시지를 보내고 거주지에 몰래 숨어 스토킹한 50대 여성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팬덤이 지나치면 공격성이 커진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일정 수준의 경호 필요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적절한 경호 기준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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