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메케인 유엔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 “우리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것이 목표”

유재인 기자 2024. 8. 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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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매케인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프라자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녀는 고(故) 존 매케인 전 미국 상원의원의 부인이기도 하다. /조인원 기자

“한국은 한때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도움을 받던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반 세기만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거듭났죠. 저는 한국이 지금 기근을 겪는 다른 나라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 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의 플라자호텔에서 인터뷰한 신디 메케인 WFP 사무총장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한국의 지위에 대해 이야기하며 “WFP는 한국이 지원하는 쌀 등을 이용해 방글라데시나 기근을 겪는 아프리카 지역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G20 등 국제 회의에 참여한 한국 정부는 기후 위기나 식량난 등의 이슈에 목소리를 높였고, 그들의 태도는 매우 사려깊었다”고 평가했다.

메케인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WFP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미국 대사로 임명돼 재직했으며, 현재까지도 기근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2008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이자 미국 보수의 영웅으로도 여겨지는 고(故) 존 메케인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으로 수단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벌어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잊혀진 비극’인 수단의 상황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케인 총장은 “수단은 곧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심각한 인도주의적 식량 위기 상황을 맞닥뜨릴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인터뷰가 있고 나흘 후인 2일, 인도주의 단체와 전문가들이 세계 곳곳의 식량 위기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기근 검토위원회(Famine Review Committee, FRC)는 수단의 북 다르푸르 지역의 한 캠프에 기근이 발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FRC는 이 지역에서 약 75만 5000명이 재앙적 수준의 식량난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회가 기근 판정을 내린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FRC는 ”협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단의 다른 지역에서 기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케인 총장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가자지구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가 구호트럭을 통한 물품 반입을 제한한 이래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메케인 총장은 “매일 우리와 같은 국제 구호기관은 가자지구로 식량을 반입하기 위해 목숨을 건 ‘죽음의 게임(deadly game)’을 하고 있다”며 “보급망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량이 줄어들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메케인 총장은 “어떤 국가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고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식량이 생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근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몇 년 전 발생했던 코로나의 영향이 아직 세계 곳곳에 미치고 있고, 거기에 전쟁과 기후 위기가 겹치며 기근이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작은 악재가 겹치며 걷잡을 수 없이 최악의 결과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 같은 단체가 필요한 이유”라며 “우리는 최전선에서 그런 배고픔과 식량 위기와 전투를 벌이고 있고, 모두가 식량 위기를 극복해 WFP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게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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