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백 사건' '뉴라이트' 논란의 인물들, EBS 이사 지원

노지민 기자 2024. 8. 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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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구성원들 "EBS는 언론탄압 구시대 인사 답례품, 퇴직자 집합소 아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경기도 일산 EBS 사옥. 사진=장슬기 기자

교육공영방송 EBS 이사 공모에 뉴라이트 사관을 지지하거나, 비리 논란의 인사들이 지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EBS 이사 공모 지원자 44인의 지원서를 공개하고 오는 8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총 9인으로 구성되는 EBS 이사회는 교육부장관과 교육 관련 단체 각 1인, 정부 2인, 여당 3인, 야당 2인 등 추천 관행이 이어져 사실상 여야 7대2 구도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현직 EBS 이사 중에서는 류영호 부산외대 초빙교수, 강규형 명지대 인문교양 교수, 조호연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박태경 전 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 이준용 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 등이 연임에 도전했다.

강규형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KBS 이사 시절 법인카드를 반려견 카페 결재에 쓰는 등 사적 유용한 혐의로 2017년 해임됐다 2021년 해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EBS 출신 지원자는 4명이다. 김석태 EBS 지역상생팀 전문위원, 류현위 전 EBS 심의위원은 2018년 EBS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낙마했다. 김혁조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EBS PD 경력이 있다.

박보경 국제사이버대 객원교수는 과거 안동MBC를 거쳐 2007~2012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EBS 뉴스를 진행했다.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당시 계약직 앵커로 MBC '뉴스데스크' 후반부를 진행하다, 배현진 아나운서(현 국민의힘 의원) 복귀로 하차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부업무 평가위원(온라인 소통성과)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대통령실 예산 3800만 원이 집행된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행사 등 진행을 맡았다.

EBS 외의 언론사 출신 중에 논란의 인물이 많다. 김광석 한국경영컨설팅연구학회장이 KBS 기획·경영감사부장을 맡은 2010년, KBS 안전관리팀의 뇌물수수 채용비리 은폐 의혹에 대한 재감사가 진행됐고, 그 결과 사건 핵심인물에 대한 징계가 기존 '파면'에서 '감봉 1개월'로 바뀌었다.

2016년 청와대(대통령실) 보도개입을 비판한 정연욱 KBS 기자가 부당 전보된 일에 관여한 인물들도 EBS 이사로 지원했다. 이영태 공정언론국민연대 감사는 당시 KBS 인력관리실장으로, 정연욱 기자의 지역총국 발령을 승인했다.

전홍구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는 2018년 KBS 감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 기자가 승소한 부당징계 소송에 항소하지 않은 사측 직원들에 '주의' 통보했다. 2017년엔 KBS 이사 법인카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노조 파업 기간 사내 시스템에 접속한 직원들 대상 감사를 벌여 '색출'이라 비판 받았다.

MBC 출신 강성주 전 위덕대 강사는 2004년 당시 태영 변탁 부회장으로부터 고가 가방을 받았다 돌려준 '구찌백 향응 제공 사건'으로 정직 3개월, '브로커 홍씨 로비 사건'으로 해고 처분됐다가 약 16개월 만에 복직했다.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MBC 편성국장 시절 김재철 사장에게 '충성 맹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고 비판 받은 안택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자문특위 위원, MBC 출신으로 프리덤뉴스 논설위원 등을 지낸 류종현 OneWordTV 앵커 겸 부대표(한국언론문화포럼 유튜브) 등도 지원했다.

박천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선 캠프 미디어 정책을 자문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맡으며 MBC 경영진의 부당전보에 옹호성 발언을 했다. 방문진 이사 임기를 한 달 남긴 시점에는 영국 런던 키자니아 출장으로 비판 받았다.

신문사 출신 중에서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가 지원했다. 김 교수는 2013년 '한국일보 사태' 때 사측에서 신문을 만들었고, 부국장 시절 청와대로 직행했다. 2015년 유관 학위 없이 성신여대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송의달 서울시립대 자유융합대 초빙교수는 조선일보 기자, 조선비즈 대표이사 출신이다. 2019년 조선일보와 한국경제신문 간부들이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통해 자녀를 대기업 인턴에 취업시킨 의혹이 불거졌을 때, 송의달 당시 산업부장 딸의 한국GM 인턴 채용 청탁 정황도 불거졌다.

법조인 출신 인사들도 다수 지원한 가운데 검사 출신 정장현 법무법인 선정 변호사 이력이 눈에 띈다. 정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박근혜 대리인단을 맡으며 '국정농단' 사건 본질이 최순실씨와 고영태씨의 불륜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이날 “방통위는 EBS 이사회를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지 말라”고 밝혔다. EBS지부는 “지원자들 상당수는 과거 KBS, MBC를 망가뜨리고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던 인물들”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사로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서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EBS 경영공시 등에 버젓이 나와 있는 숫자조차 확인하지 않고 지원서를 써 내려간 인물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EBS는 공영방송 장악, 언론탄압에 앞장서던 구시대 인사들을 위한 답례품이 아니다. 그리고 타 언론사 퇴직자들의 원로 집합소도 아니다”라며 “방통위는 절차와 원칙에 맞게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인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교육공영방송의 이사로서 적합한 인물을 선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다음은 EBS 이사 지원자 44명 명단.

△강규형 EBS 이사

△강성곤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특임강사

△강성주 전 위덕대 자율전공학부 강사

△구본영 전 고려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권상희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광석 한국경영컨설팅연구학회장

△김석태 EBS 전문위원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김은균 함께걷는사람들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김혁조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류영호 EBS 이사

△류종현 OneWorld TV 앵커 겸 부대표

△류현위 전 EBS 심의위원

△박보경 전 국제사이버대 객원교수

△박웅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박재복 한류원 이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태경 EBS 이사

△송민정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부교수

△송의달 서울시립대 융합전공학부 초빙교수

△안예슬 김장법률사무소 외국변호사(실장)

△안택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자문특위 위원

△양성동 전 스포티비 뉴스센터장

△오필훈 전 TBS 이사

△이만종 한양대 행정학과 겸임교수

△이영태 공정언론국민연대 감사

△이은수 전 KBS 이사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제우 청년매일 공동대표 및 편집인

△이준용 EBS 이사

△이희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전홍구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

△정성원 법무법인 대지 대표변호사

△정윤재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정장현 법무법인 선정 구성원변호사

△정태원 법무법인 에이스 대표변호사

△조성진 한국전력공사 비상임이사

△조인갑 중앙대 경영학 겸임교수

△조호연 EBS 이사

△하준우 전 코리아메디케어 부사장

△한정호 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한창호 법률사무소 LawH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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