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선교사 아만다 가델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말괄량이 삐삐와 아바의 나라 스웨덴! 스웨덴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구한말 우리나라에 들어온 많은 서양 선교사 중 최초의 스웨덴 선교사 아만다 가델린도 있었다.
나는 그분에게 스웨덴과 한국의 오래된 아름다운 인연을 상징하는 소중한 물건인 은 다관을 스톡홀름 동아시아 박물관 내 설치된 한국실(Korea Gallery)에 기증하여 영구히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시하는 방안을 가델린 선교사 후손에게 제안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말괄량이 삐삐와 아바의 나라 스웨덴! 스웨덴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우리나라와도 오래 인연을 맺었다. 구한말 우리나라에 들어온 많은 서양 선교사 중 최초의 스웨덴 선교사 아만다 가델린도 있었다. 간호사 출신인 가델린은 1895년 서른 살의 나이에 한국에 도착하여 왕실 간호를 맡았다. 당시 전염병으로 왕실 가족이 잠시 한양을 벗어나 있는 동안 가델린은 고열로 고통받던 어린 왕세자빈의 간호를 맡았는데, 왕세자빈은 가델린의 극진한 간호로 건강을 회복하였고 고종 황제는 고마움의 표시로 은제 육각 다관(茶罐)에 가델린의 이름을 금실로 새겨 선물로 하사하였다고 한다.
2018년 나는 스웨덴 주재 대사로 부임하여 해녀 문화 전시회가 열린 스웨덴 제2도시 예테보리를 방문했고 가델린 선교사에 관해 연구하신 한국 교민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에 의하면 고종 황제가 하사하신 다관을 가델린의 후손이 보관 중이고 후손들과 자신이 연락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분에게 스웨덴과 한국의 오래된 아름다운 인연을 상징하는 소중한 물건인 은 다관을 스톡홀름 동아시아 박물관 내 설치된 한국실(Korea Gallery)에 기증하여 영구히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시하는 방안을 가델린 선교사 후손에게 제안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며칠 후 돌아온 회신은 가델린 선교사 후손들은 은 다관을 가문의 소중한 보물로 직접 간직하고 싶다는 의향이었다. 후손의 의사를 존중하여 더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고종 황제 시기 또 하나 스웨덴과의 인연이 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손은 1896년 조선 황실에 자석식 전화기를 한국 최초로 설치했다. 당시 다리풍, 덕율풍(德律風)이라고 불린 신식 전화기는 덕수궁 고종 황제의 침전인 함녕전 대청마루에 설치되었는데 관리들은 고종 황제와 통화를 할 때 의관을 정제하고 전화기에 큰절을 네 번 한 뒤 무릎을 꿇고 공손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고종 황제가 이 전화기로 백범 김구 선생의 사형을 중지하라고 지시한 일화도 있다고 한다.
6·25 때 참전했던 스웨덴 의료팀이 부산에 설립한 적십자 야전병원에서 일했던 고(故) 서스틴 요나손 여사는 2011년 6월(당시 88세) 자신의 재산 7000만크로나(약 91억원)를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에 전액 기부하면서 그중 400만크로나(약 5억2000만원)를 '한국 대학과의 협력 사업'에 사용해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요나손 여사는 전후 60년 동안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감사의 뜻을 표해준 데 대해 감명받았다고 하였다. 기부자 의사에 따라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과 우리나라 KAIST 사이에 학생 교류 협정이 체결되어 오늘날까지 학생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14년 감사의 표시로 요나손 여사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였다. 한국 전쟁을 계기로 맺은 인연을 학생들 교류까지 이어지게 한 요나손 여사의 마음은 한국·스웨덴 우정의 상징으로 남았다.
[이정규 전 주스웨덴 대사]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294만분의 1 ‘동탄로또 행동요령’도 외웠는데”…주인공은 하정우 꿈꾼 직장인? - 매일경제
- “사과문조차 쇼”...양재웅, 딸 잃은 어머니에 사과 대신 신고했나 - 매일경제
- “이젠 삼성전자에 안속는다” 전문가들도 대혼돈…목표가 올리고 내리고 - 매일경제
- “10년생이 접수했다, 경찰 다 털릴 준비해”…신종 ‘따릉이 폭주족’ 활개 - 매일경제
- “불안해 못살겠다”…결국 터진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참사 막아야 - 매일경제
- “중국에서 안팔려도 괜찮아”…애플, 아이폰 아닌 ‘이 제품’에 웃는다 - 매일경제
- “여보 우리도 대출 가능하대”…신용 낮아도 5%대 3천만원, 나라에서 빌려준다는데 - 매일경제
- “탄핵이 필요한 거죠” 尹 풍자 가수, 경찰 조사 받아…시민단체 “문화예술에 재갈” - 매일경
- “미국 오를땐 찔끔, 떨어지니 급락”...답없는 코스피 2700도 위태 - 매일경제
- 최경주 시니어 63억 등 미국골프상금 517억 돌파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