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점의 고충을 해결하는 스마트 기술 [똑똑한 장사]

2024. 8. 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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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3]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떤 분야 보다 빠르게 성장한 산업이 바로 배달음식 시장이다. 이전에는 치킨, 피자, 중식, 족발 등 배달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메뉴가 한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거의 모든 식당들이 배달음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패밀리 레스토랑부터 미슐랭 맛집까지 안방에서 배달로 즐기지 못하는 메뉴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마무리된 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음식점들은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 각종 비용 때문에 매출을 아무리 늘려도 돌아 오는 수익은 적다는 것이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와 같은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플랫폼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넘쳐 흐른다.

그렇다 보니 자영업자는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까지 자체적인 플랫폼을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치킨이나 피자 같이 배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거액을 투자해 자체적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배달음식 브랜드 자체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배달 주문을 확보해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한식 등 매장 손님 비중이 높은 업종들은 밀키트를 통해 어떻게든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를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매장 손님과 테이크아웃 주문 비중을 보고 외식 아이템의 사업성을 판단할 정도다. 배달을 통한 지출비가 매출액의 20~30%에 육박하다보니 판매 채널별 매출 구성비에 따라서 순이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점 영업 강화에 필요한 스마트기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배달과 내점을 병행하기 힘들어서 내점을 포기하고 배달에만 집중한 식당들도 많다. 이런 식당들의 경우 배달여건이 나빠지면서 다시 내점영업을 강화하고 싶지만 내점고객 응대에 따른 인력이 부족해 울며겨자먹기로 배달에만 집중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달 매장의 내점 영업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스마트 기술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돈까스 전문점 ‘카츠야미 화곡점’의 이승태 사장이 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자비즈>
서울 화곡동에 있는 돈까스전문점 ‘카츠야미 화곡점’은 지난해 내점 영업을 강화한 후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 매장의 이승태 사장(47)이 내점 영업 강화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스마트기술 덕분이다. 이 매장은 배달 전문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그동안 매출에서 배달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주요 고객은 배달 주문에 익숙한 2030대였다. 그런데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배달 수요가 줄어든데다 배달 앱의 정책 변화로 내점 영업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고객 응대였다. 배달이나 내점 주문이 몰리는 시간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배달주문을 받게 되면 고객 응대를 할 수 없었다.

이승태 사장은 “좁은 매장에서 배달과 내점을 병행하면 매출과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점을 강화하려면 누군가 고객 응대를 해야 하는데 요즘은 구인난이 너무 심해서 채용도 힘들지만 정작 사람을 채용해도 추가 인건비가 더 들어가면 결국 남는 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돈까스 전문점 ‘카츠야미 화곡점’의 이승태 사장이 키오스크를 소개하고 있다. <부자비즈>
그랬던 이 사장이 지난해 내점 영업 강화에 성공한 비결은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입한 덕분이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신청서를 넣었는데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 것. 실제로 이 사장이 경험한 결과 키오스크는 점심 및 저녁 시간대 등 배달 주문이 몰리고 내점 고객이 한 번에 들이닥칠 때 직원 1명 몫을 해낸다. 손님들이 셀프로 주문하고 이승태 사장 부부는 조리에만 신경쓰면 될 정도다.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가게 홍보 내용과 메뉴 정보를 담았다. 매장이 26.4㎡(약 8평) 규모로 작은 편이라 벽면에 바 형태로 1인 좌석 5개를 배치했는데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 덕분에 점심 시간 회전율도 빨라졌고, 손님들을 응대할 필요가 없어 이승태 사장 부부는 배달 주문 처리와 조리에만 신경쓰면 된다. 배달 주문 뿐만 아니라 내점 고객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니 매출이 올랐고 배달 수수료 등 비용 또한 절감돼 수익성이 높아졌다.

키오스크로 주문과 결제, 고객 응대에서 해방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서오릉피자’를 운영하는 천태령 사장(27)도 비슷한 사례다. 원래부터 내점과 배달을 병행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그는 키오스크 덕분에 매장 운영 관리는 한결 수월해졌고, 매출도 오르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천태령 사장도 키오스크가 들어오면서 직원 한 명을 추가로 채용한 기분이라고 말한다. 배달과 내점 고객이 겹치면 정신이 없어서 주문이 잘못 들어가는 등 주문 실수가 많고 매장에 방문한 손님들을 응대하려면 사람들 별도로 두거나 일을 하다 멈춰야 하는데 키오스크 덕분에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서오릉피자에서 천태령 사장이 피자를 들고 있다. <부자비즈>
천 사장은 주문과 결제, 고객 응대에서 해방된 뒤로 조리와 배달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도 올라갔다고 밝혔다. 천 사장의 경우 키오스크를 도입할 때 부가세 17만원만 부담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기술 도입비 70%를 지원받았는데 동작구청에서 나머지 비용 30%까지 지원했기 때문이다.
서오릉피자 흑석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부자비즈>
천 사장은 “처음에 경영학과로 입학했지만 어릴적 꿈을 버리지 못해 다시 연극영화과로 편입했다”면서 “생각했던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만뒀고 꿈을 경제적인 이유로 결국 포기한 뒤 창업을 선택했다”라고 전한다. 그는 “키오스크 등과 같은 신기술을 정부 지원을 통해 도입한 뒤 매장 운영이 한결 편리해졌다”면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게 됐고 이제는 사업가로 성공해야 겠다는 각오도 다시 한 번 다졌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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