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애 정치범도 있었다” 美·獨-러시아 교환 포로들의 면면 살펴보니

유재인 기자 2024. 8. 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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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수감자들을 맞교환했다. 러시아는 총 16명을 석방했는데, 이 중에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등, 서방 언론인이나 공무원 등이 포함됐다. 미국 등 서방은 이에 대응해 러시아 군사·정보조직 출신 간첩이나 현지에서 저지른 강력 범죄로 체포된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러시아가 석방한 미국인들

러시아가 석방한 16명 가운데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모두 3명으로, 언론인 2명, 전직 해병대원 1명이 포함됐다. 언론인에는 WSJ 기자인 게르시코비치와 러시아계 미국 언론인인 알수 쿠르마세바가 석방됐다.

①에반 게르시코비치

에반 게르시코비치/AP 연합뉴스

게르시코비치는 지난해 3월 모스크바 지부 WSJ 특파원으로 일하던 중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검찰은 그가 “CIA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지역의 우랄바곤자보드 군수 공장에 대한 비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냉전 이후 러시아에서 미국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언론인이기도 하다.

②알수 쿠르마세바

알수 쿠스마세바/로이터

러시아계 미국인인 쿠르마세바는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국제 미디어 기관 자유유럽방송(RFE/RL) 소속 저널리스트이다. 프라하에 거주 중이던 그는 러시아에 사는 병든 노모를 방문했다가 프라하로 돌아가려던 중 공항에서 러시아 관리들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게르시코비치와 같은 날 러시아 군대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6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있었다.

③폴 웰런

폴 웰런/AFP 연합뉴스

퇴직한 미국 해병대원인 폴 웰런도 이번 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웰런은 2018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기소돼 2020년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는 그를 “러시아에 의해 불법적으로 구금된 사람”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석방한 독일인들

독일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러시아와 독일 이중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할 경우, 총 4명이 풀려났다.

④패트릭 쇼벨

패트릭 쇼벨/AFP 연합뉴스

독일 단일 국적자 중에서는 패트릭 쇼벨이 유일하게 석방 대상 목록에 포함됐다. 그는 올해 초 샹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서 대마초가 들어간 곰젤리를 소지해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이었다. WP는 “쇼벨의 사건은 러시아 당국이 수감자 교환에서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외국인 체포를 늘리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⑤케빈 릭

케빈 릭/WP

케빈 릭은 러시아와 독일 이중 국적을 가진 인물이다. 어머니가 러시아인이며 유년 시절을 독일 쾰른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러시아 군사 시설의 사진을 유출한 혐의로 수감됐다. 그는 만 19세로 가장 어린 수감자로도 알려져 있다.

⑥게르만 모이즈

게르만 모이즈/타스

이민자 변호사 출신의 러시아-독일 이중국적자 게르만 모이즈도 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러시아인들의 유럽 이주를 돕는 컨설팅회사에 재직 중이었으며, 올해 5월 반역 혐의로 체포됐다.

⑦디터 보로닌

반역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우주국 로스코스모스 고문 이반 사프로노프를 도운 혐의로 수감된 디터 보로닌도 석방됐다. 러시아 국영 언론이 인용한 기소장에는 독일 시민인 보로닌은 사프로노프가 독일 연방 정보국과 협력하도록 도왔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로닌은 13년 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러시아가 석방하는 러시아 국적자들

러시아의 맞교환 대상 수감자의 국적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건 러시아 국적자들이다. 지난 2월 사망한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와 친분이 있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다가 체포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⑧릴리아 차니셰바

릴리아 차니셰바/AP 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의 바쉬코르토스탄 지역 사무소장로 알려진 릴리아 차니셰바도 풀려났다. 그는 지난해 극단주의 조직 활동 혐의로 비공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7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⑨크세니아 파디예바

크세니아 파디예바/로이터

나발니와 함께 반체제운동을 하던 크세니아 파디예바도 풀려난다. 그녀는 나발니가 이끌던 정치 그룹이 ‘극단주의자’로 분류된 후 2021년 12월에 구금됐으며, 지난해 12월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⑩바딤 오스타닌

나발니의 또 다른 동료로 2021년 극단주의 조직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징역 9년형을 받은 바딤 오스타닌도 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나발니 그룹의 시베리아 도시 바르나울 지역 지부장으로 알려져 있다.

⑪일리아 야신

일리아 야신/로이터 연합뉴스

나발니와 함께 반체제운동을 이끌었고 러시아 저명한 야당 지도자 중 한명인 일리아 야신도 풀려난다. 그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선고 후 그는 법원에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⑫안드레이 피보바로프

안드레이 피보바로프/A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안드레이 피보바로프도 석방 목록에 올랐다. 그는 2022년 바르샤바행 비행기에서 러시아 연방 보안국 요원들에 의해 극단주의 조직 운영 혐의로 체포됐다. WP는 “‘극단주의 조직’이라는 명칭은 러시아 당국이 야당 단체를 없애는 데 주로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⑬올렉 오를로프

올렉 오를로프/로이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판하다 수감됐던 인물들도 대거 석방 목록에 포함됐다. 202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러시아 활동가 올렉 오를로프도 그 중 하나다. 올해 71세인 그를 위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정치범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⑭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로이터

러시아 야당 정치인이자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도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후 반역 혐의로 기소됐다. 러시아 법원은 당시 카라-무르자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카라-무르자는 이 사건을 “근거 없고 불법적이며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⑮알렉산드라 스코칠렌코

알렉산드라 스코칠렌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예술가인 알렉산드라 스코칠렌코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군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린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녀는 슈퍼마켓 물품에 부착돼 있던 가격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붙이다가 한 쇼핑객에 의해 신고당했다.

⑯리코 크리거

리코 크리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도 이번 수감자 교환에 참여했다. 지난달 30일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은 독일 국적으로 올해 6월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리코 크리거를 사면한다고 밝혔다. 크리거는 지난 주 벨라루스 국영TV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명령에 따라 벨라루스 군사 시설을 촬영하고 철도 노선에 폭발 장치를 설치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알자지라는 크리거의 사면에 대해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에서 석방하는 사람들

러시아의 포로 교환에 대응해 서방에서 석방하는 러시아 국적자는 총 8명이다. 미국과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독일 등이 이번 포로 교환 협상에 참여했다.

①아르템 툴체프 ②안나 둘체바

아르템 툴체프와 안나 둘체바는 부부 사이로, 2022년 12월 간첩 혐의로 슬로베니아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아르헨티나 출신 이민자로 가장하며 러시아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IT 회사를 운영하던 남편 툴체프는 루드윅 기쉬라는 가명을, 온라인 미술관을 운영하던 아내 둘체바는 마리아 로사 메이어 무뇨스라는 가명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두 자녀도 수감자 교환 목록에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③바딤 클라시코프

바딤 클라시코프/로이터 연합뉴스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암살자 바딤 클라시코프도 석방된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독일 베를린으로 망명한 러시아인 토르니케 칸고슈빌리를 총격으로 사살한 혐의로 종신형이 선고됐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교환을 추진해온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④블라디슬라프 클류신

블라디슬라프 클류신/로이터 연합뉴스

막대한 액수의 금융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출신 정치범들도 석방 대상에 올랐다. 블라디슬라프 클류신은 2023년 미국에서 회사 시스템을 해킹해 증권 거래에 참여, 9300만 달러(약1275억 8670만원)를 챙긴 금융범죄로 체포돼 9년형을 선고받았다.

⑤로만 셀레즈네프

로만 셀레즈네프는 2016년 수천 개의 미국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조직한 혐의로 이듬해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해킹하는 등의 방법으로 1억6900만달러(약2318억원)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⑥바딤 코노슈체노크

바딤 코노쉬체노크/미 법무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장비를 러시아로 조달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바딤 코노슈체노크도 석방된다. 그는 미국산 전자제품과 탄약을 밀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당국은 그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⑦미하일 미쿠신

미하일 미쿠신

노르웨이에서 연구원 사칭 혐의로 기소된 미하일 미쿠신도 풀려난다. 미쿠신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간첩 혐의를 받고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2022년 10월 브라질 학자를 사칭하며 노르웨이 트롬소 지역 대학에서 북극 보안 문제를 연구하던 미쿠신을 체포했다.

⑧파벨 루프초프

기자를 사칭하며 폴란드에 거주하던 파벨 루프초프도 풀려난다. 폴란드는 2022년 파블로 곤살레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루브초프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로 위장하며 스페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던 중 러시아 군사 정보국에서 일했다는 혐의로 체포,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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