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중동-이슬람? 헷갈리면 안됩니다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중동(Middle East) 지역은 대체로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이슬람을 믿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용어를 혼동하기 쉬운데, 사실 중동과 아랍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중동에는 아랍어를 쓰지 않는 이란, 터키,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동이란 단어는 지리적 위치를 기준으로 하는 용어로, 유럽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각에서 아시아 지역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그들은 극동(Far East), 근동(Near East), 중동(Middle East)으로 나누어 불렀다. 이러한 구분은 유럽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중동이라는 용어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는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도 많다. 터키는 터키어를 사용하고, 이란은 페르시아어(이란어)를 사용한다. 이스라엘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따라서 이란 사람에게 “나는 너희 아랍 사람들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면 한국인에게 “나는 너희 중국인을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또한, ‘미슈렉(Mashreq)’과 ‘마그레브(Maghreb)’라는 용어도 있다. 미슈렉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해가 뜨는 동쪽 지역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가 포함된다. 때로는 이라크와 아라비아 반도 전체의 나라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마그레브는 이집트를 중심으로 해가 지는 서쪽 지역을 의미하며, 알제리, 리비아, 모리타니, 모로코, 튀니지를 포함한다.
이슬람은 종교적 개념으로, 중동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슬람을 믿는 지역과 국가는 이슬람권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이슬람권은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중앙아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민다나오 섬),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슬람권은 중동 지역 국가들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
이슬람 협력기구(OIC: 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operation)는 이슬람을 믿는 국가들 간 상호 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 기구로, 4개 대륙에 걸쳐 57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유엔 다음으로 큰 정부 간 조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의 인구는 약 16억 명에 이른다.
2023년 기준으로 GCC 6개국의 GDP는 약 2조 2,000억 달러에 달하며, 인구 규모는 약 5,500만 명이다. 대한민국과 GCC는 지난 2008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한 끝에 15년만에 지난 2023년에 극적 타결했다. 앞으로 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양측간 교역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아랍과 중동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차이를 잘 이해하면 현지 비즈니스에서도 더욱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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