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에 모인 '저항의 축'···보복 수순 돌입

변수연 기자 2024. 8. 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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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것과 관련해 이란이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과 손잡고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란과 '저항의 축'이 본격적인 행동을 위한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도 이란이 며칠 내에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걸프만 등에서 군사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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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헤즈볼라·후티 반군 '저항의 축'
이란과 합세해 이스라엘에 보복 예고
美, 며칠내 보복 확신하고 대응 준비
이스라엘, 보복 시 재보복 의지 천명
"미국, 혼란 속 중동내 통제력 잃어"
자국 내에서 귀빈을 암살한 이스라엘에 ‘저항의 축’을 동원한 보복을 검토하는 이란.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것과 관련해 이란이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과 손잡고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란이 며칠 내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걸프만 등에서 군사 대응에 돌입하는 등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 시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이 이날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 대표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문제를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전날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직접 타격을 명령하고 호세인 살라미 지휘관이 ‘피의 복수’를 다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란과 ‘저항의 축’이 본격적인 행동을 위한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도 이란이 며칠 내에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걸프만 등에서 군사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란이 보복할 것이라는 분명한 징후를 감지하기 시작했으며 이란이 올 4월과 비슷한 형식으로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란은 4월 1일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같은 달 13~14일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드론 170여 기, 순항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 기를 쏘는 보복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맹방 미국과 공조해 해당 공격의 대부분을 막아냈다.

미 당국자들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럴 경우 보복 공격의 수위와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를 암살하기 몇 시간 전 레바논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 파우드 슈쿠르를 제거했다. 이날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슈큐르의 장례식에서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비난하며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진정한 대응, 실질적 기회, 세밀하게 계획된 보복을 모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지휘관 암살 48시간여 만인 이날 이스라엘에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가했으며 이스라엘 역시 전투기를 동원해 헤즈볼라 로켓 포대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 간 본격적인 군사적 충돌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국토방위사령부를 방문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어느 곳에서든 우리에게 가해지는 모든 침략 행위에 무거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방어와 공격 등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면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자드푸르는 미국이 2020년 쿠드스군 카심 술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했을 때도 이란이 전면전에 나서지는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란이 정권의 체면은 살리되 체제 자체를 위협하지는 않는 수준에서 보복을 실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우방인 이스라엘의 도발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면서 미국이 중동 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중동 지역의 분쟁에서 미국의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갈등 확대에 대한 두려움이 깊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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