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가시에 얽힌 비밀, 고대 유전자로 밝혀냈다

전하연 2024. 8.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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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격언이다.

그 결과 가시가 있는 식물에는 약 4억 년 전 고대부터 오랫동안 보존된 유전자인 'LOG(Lonely Guy)'가 공통적으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LOG 유전자가 제거되거나 변이된 식물의 후손에서는 가시가 사라졌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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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스페인 연구진 국제학술지 발표
종 다른 식물서 공통적으로 가시 발현 
이유는 4억 년 전부터 보존된 유전자
게티이미지뱅크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격언이다. 아름다운 장미는 왜 하필 가시를 갖게 됐을까. 미국과 스페인 공동 연구진이 그 이유를 알아냈다.

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와 스페인 발렌시아공과대 소속 과학자들이 수십 가지 식물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가시가 있는 식물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장미 외에 가지나 벼, 토마토 같은 작물도 가시를 갖고 있다. 장미 가시처럼 두껍고 단단하지 않은, 얇고 부드러운 가시도 있다. 식물의 가시는 초식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생겼고, 성장, 식물 간 경쟁, 수분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농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재배업자나 원예가 사이에서는 식물의 가시를 없애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식물 종에서 공통적으로 가시라는 특성이 발현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종의 계통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시가 있는 식물에는 약 4억 년 전 고대부터 오랫동안 보존된 유전자인 'LOG(Lonely Guy)'가 공통적으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LOG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사이토키닌)을 활성화하는 유전자다.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로 가시가 있는 식물의 유전자들을 잘라내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이후 각각의 후손들을 재배해 어떤 특성이 나타나는지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LOG 유전자가 제거되거나 변이된 식물의 후손에서는 가시가 사라졌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면 편의에 따라 식물의 가시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재커리 립먼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 연구원은 "종이 다른 식물들이 유사한 특성을 보이면서 진화하는 이유를 밝혀낸 연구"라면서 "가시가 많아서 먹지 못했던 사막 건포도를 먹을 수 있게 되고, 장미의 가시를 뽑느라 지친 원예가들의 삶을 편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하연 인턴 기자 psst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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